[THE FINANCE] 금리인하 훈풍 `ON`… 채권 ETF·리츠 `UP`

김남석 2024. 8. 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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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국내상장 23개 중 20개 올라
주식·실물시장 대비 최대 가격 상승폭
美 연준·한은 금리 인하 전망 영향
자본조달비 감소하며 관심도 증가
상업용부동산 담은 롯데리츠 등 주목
운용사, 투자자 몰리자 월배당 전환
[연합뉴스 제공]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신호가 강해지면서 상업 부동산 시장에도 '훈풍'이 예상된다. 자연히 이들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 상장 리츠들을 모아 놓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최근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상장된 23개 리츠 가운데 20개의 주가가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9.23% 하락했다.

한 달 전 3290원이었던 롯데리츠 주가가 이날 3840원까지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폭(16.72%)을 기록했고, 이리츠코크렙(9.52%), ESR켄달스퀘어리츠(7.82%), 신한알파리츠(7.11%)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리츠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부동산 투자를 위한 자본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고금리 시기에는 인기가 없지만, 반대로 금리 인하 시기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다.

리츠가 담고 있는 부동산의 가격이나 임대료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지기도 한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늘어나며 가격이 하락하자 이를 담고 있는 상장 리츠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고,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기였던 과거 2년여간 관련 리츠의 수익률과 주가 모두 바닥을 쳤다.

최근 분위기가 바뀐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소식과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폭락했던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회복세에 들어선 것도 리츠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 100%가 9월과 11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과 마트, 물류센터를 투자자산으로 담고 있다. 15개 부동산 중 9개가 서울·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최근들어 해당 지역들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자 리츠 주가도 따라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진 이리츠코크렙, ESR켄달스퀘어리츠, 신한알파리츠 모두 서울과 수도권의 상업용 부동산을 투자자산으로 가진 리츠다.

벨기에와 뉴욕의 부동산을 자산으로 담고 있는 제이알글로벌리츠도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3700원대까지 내렸던 주가는 최근 3900원대까지 올랐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을 담고 있는 미래에셋글로벌리츠와 마스턴프리미어 역시 그동안의 약세에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리츠를 모아놓은 '리츠 ETF'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상장된 리츠 ETF 역시 지난 한 달 간의 하락장 속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히어로즈 리츠 이지스 액티브 ETF'는 한달 수익률이 2.73%이었고, 'PLUS K리츠 ETF'는 3.32%, 'TIGER 리츠 부동산 인프라 ETF'는 2.98%였다. 'KODEX 한국 부동산 리츠 인프라 ETF'는 2.12%, 'WOORI 한국 부동산 TOP 3 플러스'는 1.93%였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운용사들은 리츠 ETF를 최근 수요가 높은 '월배당'으로 전환, 자금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운용은 지난 5일 'ACE 미국다우존스리츠(합성 H) ETF'와 'ACE 싱가포르리츠 ETF' 분배금 지급 방식을 월배당으로 바꿨다. 그동안은 배당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식으로 운용했지만 매월 꾸준한 현금 창출을 원하는 투자자가 늘어 방식을 바꿨다.

이에 앞서 키움투자자산운용도 지난달 히어로즈 리츠 이지스 액티브 ETF에 월배당을 적용했고, 삼성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도 지난 3월과 4월 각각 월배당 리츠 ETF를 출시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리츠는 금리 변곡점에 주식이나 실물시장 대비 가장 먼저, 그리고 최대의 가격 상승 폭을 보였다"며 "국내 리츠는 ETF의 재간접리츠 투자 허용, 배당확대법 통과 등으로 리츠의 수급과 배당 여력이 상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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