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칩스법 등 공감대… 무한 정쟁 털고 ‘일하는 국회’ 시동 [여야정 협의체 구성 가닥]

김병관 2024. 8. 7. 18: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야, 이견 적은 민생법안 신속 처리
PA간호사법 등 미세 쟁점 조율 추진
구하라·전세사기특별법도 처리 속도
혹서기 취약계층 전기료 감면도 논의
국힘·민주 정책위의장 추가 회동 예고
한동훈 ‘금투세 폐지 민생토론’ 제안
박찬대 “경제 비상 상황인데… 한심”
여야 정치권이 22대 국회가 문을 연 지 두 달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민생 법안 처리에 뜻을 모았다. 거야(巨野)의 입법 강행, 여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반복되며 무한 정쟁이 펼쳐지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뒤늦게 ‘일하는 국회’에 시동을 건 것이다.
손잡은 與野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7일 국회 민주당 회의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여야 정책 수장 간 첫 회담에서 이견이 많지 않은 민생 법안은 신속히 처리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재문 기자
국민의힘 김상훈,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7일 국회에서 가진 첫 회동에서 여야 견해차가 작은 민생 법안들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양당 정책위의장은 21대 국회에서 이견이 좁혀진 간호법 제정안을 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 등에 포함된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에 대한 내용을 별도 법률로 분리하고, 직무범위와 처우를 규정하는 내용이다.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찬성 입장으로 바뀌면서 여야 간 큰 쟁점은 해소됐다.

진 의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간호법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서로 확인했기 때문에 미세한 쟁점을 조율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하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했다. 김 의장도 “(국민의힘이 주장한) 진료지원(PA) 간호사 제도에 대해 전반적으로 수긍해주는 분위기라서 양당 실무진 간 조율을 거쳐 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야는 혹서기 취약계층 전기요금 감면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확인했다. 김 의장은 “전기료 감면 문제는 당내에서 검토하고 있고, 지금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도 같이 검토 중”이라며 “최종 입장이 정리가 안 됐지만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한동훈 대표가 폭염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전기료를 감면하자고 제안한 것을 환영한다”며 “여야 할 것 없이 폭염 극복을 위한 취약계층 전기료 감면 법안이 발의돼 있다”고 설명했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향후 추가적인 회동을 갖고 민생·경제 법안들에 대한 이견을 좁혀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에서 당론 발의한 50여개 법안을 살펴보니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법안이 눈에 들어왔다”며 “범죄피해자 보호법, ‘구하라법’,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등을 같이 논의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진 의장도 “제가 거칠게 쭉 살펴보니 지난 총선 때 양당이 공약한 것 가운데 공통된다고 볼 만한 게 80여개 된다”며 “국민의힘에서 중점 추진하겠다고 당론 채택한 31개 법안을 보니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도 꽤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액공제를 해주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도 여야 모두 발의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관리시설 건설을 골자로 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특별법에 대해서도 여야 이견이 적다. 전세사기피해지원특별법 개정안 마련도 양당 원내대표가 논의에 속도를 내자고 뜻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왼쪽)이 7일 오전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금융투자소득세법에 대해선 이견이 뚜렷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혹은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금투세 폐지 민생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금투세 토론회를 준비하던 국세청 차장 출신 임광현 의원이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는 토론자가 잘 섭외가 안 돼서 어려웠는데 잘 됐다. 한 대표가 직접 나오셔라”고 말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는 민생이다. 정쟁이 아닌 정책으로 건강한 여야 관계를 이번 민생토론으로 시작하자”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제안에 “좀 한심한 것 같다. 경제적으로 비상한 상황에서 금투세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냐”고 답했다. 다만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당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표직 연임이 유력한 이 전 대표는 금투세 시행 유예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진 의장 등은 지난해 이미 한 차례 시행을 유예한 법인 데다, 당이 그동안 ‘세수펑크’ 등 정부 재정 문제 제기를 이어왔던 만큼 그대로 시행하자는 의견도 있다. 진 의장은 민주당 새 지도부가 선출된 뒤에 금투세법에 대한 당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관·김현우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