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집 잡혀 사채 쓰고… `주식 빚투`에 은마도 경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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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의 그늘이 길어지며 금융권 등에 진 빚을 갚지 못해 경매로 집이 넘어가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경매 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강남권 대표 재건축 아파트들도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영끌(무리한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같은 말과는 상관이 없어보이던 압구정 현대와 압구정 미성,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초고가 단지도 경매 시장에 나타난 것이다.
다른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 은마아파트는 증권사들에 갚지 못한 수십억원의 미수금 때문에 강제경매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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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와 카드 빚 등 집 넘어간 사례 증가
경매예정 물건 중 강남3구 92건
고금리의 그늘이 길어지며 금융권 등에 진 빚을 갚지 못해 경매로 집이 넘어가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민국 주거 최상급지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의 수십억대 재건축 아파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7일 경매 정보업체 두인경매에 따르면, 현재 경매예정 물건 중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소재의 아파트 등 주거시설은 강남구 22건, 서초구 25건, 송파구 45건 등 92건에 이른다.
그동안 경매 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강남권 대표 재건축 아파트들도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영끌(무리한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같은 말과는 상관이 없어보이던 압구정 현대와 압구정 미성,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초고가 단지도 경매 시장에 나타난 것이다.
압구정 미성아파트 전용 면적 74㎡ 물건도 곧 경매가 진행된다. 집주인은 동작구 소재 신협에서 이 주택을 담보로 해 돈을 빌렸고, 해당 신협은 지난 2022년 24억원가량의 근저당권 설정을 해두었다. 같은 시기 대부업체도 4억7000만원가량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지난 2022년은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고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한 때였다. 당시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압구정 구축 아파트들에서 신고가 매매기록이 연이어 나왔다. 이어 지난해에는 1976년 지정된 기존의 압구정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전환하며 재건축 단지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하지 않은 압구정1구역에 속하는 미성아파트도 최대 300%의 용적률이 적용, 최고 50층 안팎의 건물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까지 동원한 무리한 대출을 해오던 해당 아파트에는 지난해 9월부터 카드사들과 캐피탈사들에서 가압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의 실거래가는 올해 6월 기준 27억5000만원, 매도 호가는 30억~31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 집에 걸려있는 채권액은 34억원이 넘는다. 압구정 재건축 이슈에 집값이 오르자 2금융권의 후순위 대출과 대부업체 대출까지 추가로 대출을 낸 것으로 보인다.
다른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 은마아파트는 증권사들에 갚지 못한 수십억원의 미수금 때문에 강제경매에 들어갔다. 전용 115㎡(약 34평) 아파트는 주채권자인 삼성증권이 강제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복수의 국내 증권사들은 수십억원의 미수가 발생하자 채무자의 현금성 자산과 부동산 등에 가압류를 걸었고, 이어 법원의 지급명령에 대해 채무자가 이의 신청을 해 민사소송으로 넘어간 건이었다. 민사 소송을 거쳐서 확정 판결이 나자 증권사가 강제집행을 진행하게 됐다.
이 아파트 담보에 대해 채권자가 청구한 금액은 32억원이 훨씬 넘지만, 아파트의 가격은 이에 미치지 못해 모두 회수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같은 평형의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지난달 기준 27억~27억3000만원 수준이다.
한 부동산 경매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강남의 집값이 올라가자, 집을 담보로 잡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통해서 계속 돈을 빌려 쓰다 더는 버티지 못하고 터진 것들이 주다"라면서 "때문에 평가액은 물론 시세에 비해서도 채권자들의 채권액이 훨씬 큰 경매 물건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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