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방송 장악’ 청문회 3번 연다···여당 불참 속 가결

박하얀 기자 2024. 8. 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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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완과 공영방송 이사들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위법한 공영방송 이사선임 원천무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 논란을 다루는 청문회를 당초 예정된 9일에 더해 14·21일에도 열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세 차례에 걸친 청문회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등 ‘2인 체제’에서 의결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의 불법성을 부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회 과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14일 2차 청문회, 21일 3차 청문회 실시 계획서와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여당 의원들의 표결 불참 속에 가결했다. 국민의힘에선 2명(최형두·신성범)만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야당이 추가로 열기로 한 2·3차 청문회는 오는 9일 열리는 1차 청문회가 ‘빈손 청문회’가 될 우려가 커진 데 따른 대비책으로 볼 수 있다. 1차 청문회에 채택된 29명의 증인 중 핵심 인물들이 대거 불참 의사를 밝히자 추가 청문회 일자를 잡아 참석을 압박하려는 것이다. 이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 가결(지난 2일)에 따라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 부위원장은 앞서 출석요구서가 제때 송달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9일 청문회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날 채택된 22명의 증인·참고인에는 김 부위원장과 허익범·김동률·손정미·윤길용·이우용·임무영 차기 방문진 이사 등 1차 청문회에 불참 의사를 밝힌 증인들이 다시 포함됐다.

여당은 추가 청문회 계획에 반발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갑작스럽게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하고자 하는 까닭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부터 하고 나서 현장조사·청문회를 하는 자충수가 빚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성범 의원은 “1차(청문회)도 안했는데 2차를 또 하는 이유가 뭐냐”라며 “김 부위원장을 불러내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한 것은 ‘법 위반’이라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시행령 통치, 독임제 성격으로 방통위를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이어 열리는 청문회에서 국정조사의 필요성이 입증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과방위 산회 후 열린 브리핑에서 “9일 청문회를 시작으로 윤 대통령의 언론 장악 시도와 탄압의 행태를 낱낱이 밝히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KBS와 방문진(MBC 대주주) 이사에 지원했다가 면접도 보지 못한 채 탈락한 지원자들은 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현 방문진 이사진들은 오는 12일, KBS 이사진들은 오는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박선아 방문진 이사는 이날 공영방송 이사들이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탈락자 심문기일이 9일 11시에 잡혔다”며 “시민사회, MBC 구성원 등 1900명 가까이가 탄원서를 준비하면 법원도 (사안을) 보다 무겁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재권 KBS 이사는 “(2022년) 코로나 상황 때도 40명의 후보가 줌(화상회의)으로 방통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했었고, 방문진 후보 22명 전원도 이같은 절차를 거쳐 이사로 선임됐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야당 의원들은 전날 정부과천청사 방통위를 찾아 이사 선임 과정의 불법성에 대한 현장 검증에 나섰다. 과방위원들은 당시 회의 속기록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했으나, 방통위는 “비공개 회의 자료는 위원회 의결 사항이며, 인사 관련”이라며 거부했다. 김 직무대행과 야당 의원들 간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임명 당일 김 직무대행과 함께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방문진 이사 6명 및 KBS 이사 7명을 선임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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