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나리' 정이삭 감독의 달라진 스케일…휘몰아치는 토네이도에 정면돌파('트위스터스')

김지원 2024. 8. 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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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텐아시아DB



영화 '미나리'로 국내에도 알려진 재미교포 2세 정이삭 감독이 차기작 '트위스터스'를 선보인다. '미나리'는 자전적이고 소소한 이야기였다면 '트위스터스'는 스케일 큰 블록버스터다.

7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에서 영화 '트위스터스'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제작 총괄 프로듀서 애슐리 J. 샌드버그, 정이삭 감독과 배우 데이지 에드가 존스가 참석했다.

'트위스터스'는 폭풍을 쫓는 연구원 케이트와 논란을 쫓는 인플루언서 타일러가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역대급 토네이도에 맞서 정면 돌파에 나서는 재난 블록버스터. 1996년 세계적으로 흥행한 재난영화 '트위스터'의 속편이기도 하다. 배우 데이지 에드가 존스가 토네이도의 본고장 오클라호마 출신으로 기상을 예측하는 탁월한 감각과 열정을 가진 연구원 케이트 역을 맡았다.

사진=텐아시아DB



정이삭 감독은 영화 '미나리'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미나리'는 윤여정에게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정 감독은 "한국 관객과 영화를 나눌 수 있어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이삭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극장 영화를 좋아했다. 블록버스터를 했다는 것이 꿈을 이룬 것 같다. 애슐리 프로듀서가 제게 믿음을 줬다"고 작업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정 감독은 "어머니가 상계동으로 이사했다. 오랜만에 아내, 딸과 같이 와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웃었다.

이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두려웠다. 두려워서 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차기작은 어떤 걸 하든지 제게 도전적인 걸 하고 싶다. '미나리', '트위스터스'처럼 어떤 영화가 될지 모르지만 저에게 긍정적 도전, 관객들과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텐아시아DB



애슐리 J. 샌드버그는 "이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을 때 규모 면에 있어서는 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지역을 이해하는 사람, 토네이도를 경험해본 사람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정이삭 감독과 작업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주변에서 정이삭 감독을 호평했다는 애슐리 J. 샌드버그는 "이 스크립트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거라고 생각했다.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토네이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자란 정 감독이지만 어린 시절 실제로 본 적은 없다고. 그는 "이 영화를 촬영하며 토네이도 때문에 촬영이 중단된 적 있다. 그때 과학자와 가서 처음으로 직접 봤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리얼한 토네이도 장면을 구현하려고 1990년대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블록버스터들을 참고했다고 한다. 그는 "이 영화는 실제 자연에 기반을 두고 있다. 토네이도는 실제 자연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관객들이 토네이도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클라호마 캔자스에 가서 야외 촬영을 실제로 했다. 블루스크린 등 실내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거다. 돈도 절약할 수 있다. 저는 특수효과가 아닌 실제 효과를 구현하고 싶었다. 그게 원칙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객이 어떻게 하면 그 액션에 가까울 수 있을까, 생동감을 주고 싶었다. 1990년대 영화를 많이 참고 했다. 개별적으로 한 샷 한 샷 에너지를 담고 싶었다. 배우들도 생동감 있게 표현해줬다. 그게 가장 큰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텐아시아DB



첫 내한인 데이지 에드가 존스는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 온다고 해서 많이 기대했다. 최대한 많은 경험을 짧은 시간에 하고 가려고 한다. 한국 산책도 해보고 싶고 라면도 한강에서 먹어보고 싶다. 쇼핑은 했다. 문구류, 화장품류를 쇼핑했다. 내일 시내 투어도 기다리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턴트, 액션 등 새로운 연기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는 데이지 에드가 존스는 "이 정도 규모의 영화에 나오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규모는 크지만 결국에는 사람이다. 사람이 겪는 고충, 도전 등 어린 나이에 겪는 여정을 (감독님이) 섬세하게 표현해줬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로 "스톰 체이징(토네이도를 쫓는 것)을 해봤다"고 전했다.

데이지 에드가 존스는 "케이트와 날씨의 관계를 보면, 날씨가 인간 내면에서 겪고 있는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케이트는 상실감, 트라우마도 갖고 있다. 토네이도가 케이트가 극복하려는 내적 괴물을 상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면서도 동시에 공존한다. 또 과거의 경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토네이도가 그런 걸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끝에는 극복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텐아시아DB



북미 개봉 당시 '트위스터스'는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이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기후 변화에 대해 많이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과학자들과 얘기해보니,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토네이도를 향한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고 하더라. 하지만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이 줄어든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애슐리 J. 샌드버그 프로듀서는 "캐릭터들이 우리가 모르는 질문을 하길 바랐다. 관객들도 조금 더 큰 대화를 하길 원했다. 그게 포인트였다. 캐릭터를 통해 함께 고민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극 중 한국어로 감탄사가 나오는 장면이 있다. 처음에는 호주인 관광객 1명이 등장하는 설정이었던 장면이었는데, 나중에 한국인 관광객을 추가했다고. 자막을 넣지 않은 이유는 뜻을 직접 찾아보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정 감독은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 무력감을 느끼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극장에서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점"이라며 관람을 부탁했다. 또한 "데이지 에드가 존스가 연기를 잘해줬다. 케이트에 몰입해서 모두가 여정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토네이도는 거대하고 경외심을 일으킨다. 극장의 큰 스크린에서 경험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지 에드가 존스는 "액션, 스릴 넘치는 걸 좋아하고 유머도 좋아한다면 '트위스터스'가 적합한 영화다. 큰 스크린에서 보면 토네이도 한 가운데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트위스터스'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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