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간병협약 파기 “무료 간병소개소 없어져 간병부담 증가”

유료 플랫폼 이용해야 해 간병비 늘어나
간병사들은 고용불안에 직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구성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병원 측에 간병협약 원상복구, 무료 간병소개소 운영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7일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회견을 열고 “병원 측이 무료 간병 소개소를 없애 간병 부담이 늘어났다”며 다시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대병원은 1988년부터 간병인 무료 소개소를 운영해왔다. 2004년에는 3개 업체와 ‘간병협약’을 체결하고 해당 업체들을 통해 환자에 무료로 간병인을 소개했다. 이 협약에는 ‘간병인은 환자를 거부할 수 없다’, ‘정해진 간병료 이외의 금액을 환자나 보호자에게 요구할 수 없다’ 같은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 덕분에 서울대병원 환자들의 간병비 부담은 줄었고 간병사들은 안정적으로 교육·관리를 받으며 간병업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초 서울대병원이 ‘3개 업체에만 독점적으로 소개 업무를 줄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간병협약을 파기했다. 노조는 이들 업체가 유료로 전환되면서 환자들이 유료 플랫폼을 통해 간병사를 구해야 해 간병비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에 따르면 일부 유료 플랫폼 업체는 보호자에게 ‘매칭 비용’ 명목으로 돈을 받고 간병인에게도 소개비로 추정되는 대가를 받았다. 환자를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특히 서울대병원에서 오래 일한 간병인들이 협약 파기로 인해 고용불안에 직면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석 서울대병원 분회장은 “간병협약은 최소한의 간병 질을 유지하며 폭등하는 간병료를 막는 역할을 하는 계약이었다”며 “병원은 간병협약을 다시 복구하고 무료 간병 소개소를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간병 협약 파기가 공정한 기회 보장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병원은 환자와 보호자가 자유롭게 간병업체를 선택할 수 있고, 다양한 간병업체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협약을 파기했다”고 설명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