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조선 왕의 능력과 자질 키운 `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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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시대, 임금의 자질과 능력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했다.
이 책은 국왕이 신하 및 당대 최고의 석학들과 함께 유학 경전, 역사서 등을 강론하면서 학문과 국정을 논의하는 경연(經筵)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왕이 경연에서 무엇을 어떤 교재로 공부했는지, 공부의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본다.
경연은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된 왕조사회에서 왕의 권력 남용과 독단을 막고, 더 나은 정치를 할 수 있게 한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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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지음 / 역사비평사 펴냄
왕조 시대, 임금의 자질과 능력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했다. 조선이나 중국의 역대 왕조가 왕이나 세자에 대한 교육을 극히 중시한 이유다. 이 책은 국왕이 신하 및 당대 최고의 석학들과 함께 유학 경전, 역사서 등을 강론하면서 학문과 국정을 논의하는 경연(經筵)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왕이 경연에서 무엇을 어떤 교재로 공부했는지, 공부의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본다. 경연은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된 왕조사회에서 왕의 권력 남용과 독단을 막고, 더 나은 정치를 할 수 있게 한 장치였다.
조선 시대에 경연은 홍문관이 담당했다. 홍문관엔 정1품의 영경연사, 정2품 지경연사와 종2품 동지경연사, 참찬관 외 시강관 시독관 검토관 사경 설경 전경 등으로 구성됐다. 경연은 삼시강(三時講)이라고 해서 조강(朝講), 주강(晝講), 석강(夕講) 등 아침 낮 저녁 하루 세차례 정규 강의에 해당하는 법강(法講)이 열렸고, 수시로 소대(召對), 야대(夜對)의 양대(兩對)가 행해졌다. 교재로는 사서오경(四書五經), 대학연의(大學衍義), 성리대전(性理大全), 근사록(近思錄) 등 유교 경전 및 철학서와 자치통감(資治通鑑),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 국조보감(國朝寶鑑) 등 역사서, 당 태종의 언행록인 정관정요(貞觀政要) 등 다양했다. 경연은 취품(取稟), 현두(懸讀), 습강(習講), 입시(入侍)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취품은 매일 아침 승지가 왕에게 이튿날의 경연 시행 여부를 물어 결정하는 것이다. 현두는 강독 교재를 준비하는 것으로, 강독 범위가 정해지면 왕이 보는 서적에 토(吐)를 달아 예습할 수 있도록 했다. 습강은 경연을 예행 연습하는 것이며, 입시는 실제 국왕 앞에서 강독하는 것이다. 경연관이 교재의 원문을 음독, 번역, 설명하고 나면, 왕이 질문도 하고 다른 참석자들이 보충 설명했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국정 현안들도 논의됐다.
저자는 고봉 기대승의 '논사록'과 율곡 이이가 남긴 '경연일기'를 통해 실제 경연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왕은 경연을 통해 지식과 시야를 넓히고 통치 행위를 성찰했으며, 이를 통해 백성의 삶을 보살피려 했다. 책을 읽노라면 함량이 미달된 국가 지도자나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은 요즘 이런 경연 제도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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