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형제살인사건’ 부실 수사 경찰관, 경찰 수사 받는다
부실 수사로 묻힐뻔한 ‘청주 형제 살인사건’ 담당 경찰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된다.
충북경찰청 수사심의계는 7일 청원경찰서 수사팀 A 경장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정식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A 경장이 소속된 수사팀장 B 경감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했다.
수사심의계 관계자는 “자세한 감찰 조사 결과를 밝힐 수는 없지만, 조사 결과 A 경장에 대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B 경감의 경우 관리책임이 있어 징계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A 경장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청을 이행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조사한 것처럼 수사보고서를 꾸민 혐의 등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형제 살인사건은 지난 2022년 6월 13일 60대 형이 술을 마시고 들어와 남동생을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다.
당시 함께 거주하던 어머니 C(80대)씨는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진술했고 A경장은 “목격자와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지난해 7월 형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검찰은 같은 달 수사 내용을 검토한 후 재수사 지시를 내렸고 A경장은 검찰의 요청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수사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지난 5월 검찰 요구로 사건을 송치한 경찰은 검찰의 추가 보완수사 요청에 따라 수사팀을 바꾼 뒤 사실상 재수사를 했다.
경찰은 재수사를 통해 사건 당일 목격자와 철거 직전이던 사건 현장에서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이 수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은 지난달 형을 구속기소했다.
이날 B경감에 대한 징계를 요구받은 충북경찰청 감사계는 자체 조사를 거쳐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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