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의 IOC 선수 위원 꿈[김도균의 파리IN]

심재희 기자 2024. 8. 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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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교수.

[마이데일리 = 파리 김도균 칼럼니스트] 우리는 누구나 꿈을 위해 달리고 뛰고 경쟁한다. 체육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되기를 꿈꾼다. 특히나 올림피언(올림픽에 참가한 선수)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IOC 위원은 스포츠 외교의 최고 대통령으로 각국을 대표하기도 하고, 종목을 대표하기도 하고, 선수를 대표하여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IOC 선수 위원은 국가당 한 명의 선수만이 될 수 있다.

올림픽 현장에 와보니 올림픽은 선수들 간의 경쟁이기도 하지만 선수촌과 경기장에서는 IOC 선수 위원이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기만 하다. 대한민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초로 태권도의 문대성이 선수 위원으로 선출되었고,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탁구선수 출신의 유승민 위원이 당선되었다. 다시 8년이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골프여제 박인비 선수가 한국을 대표하는 후보로 선출되어 IOC 선수 위원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24년 투표 결과는 8일 오전 9시 팔레 데 콩그레 MPC(main press center))에서 결과 발표와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 선수위원회는 사마란치 위원장이 시작

IOC 선수위원회는 1981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이 처음으로 제안하여 만들어진 IOC 산하 기구로 올림픽 헌장 제21조에 명시되어 있는 조직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직접 선수 위원을 뽑기 시작하였다.

선수 위원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당해 올림픽, 또는 직전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 경력이 있어야만 하고 당선이 되면 8년의 기간을 활동하게 된다. 올림픽 기간 중 참가 선수들의 직접 투표에 의하여 선수 위원을 선출하며, 하계 올림픽은 4명, 동계올림픽에서는 2명의 위원이 각각 선출된다.

선수위원회는 최대 23명으로 구성되며 12명(하계 8명, 동계 4명)은 올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 선출하고, 추가로 7명은 IOC 위원장의 판단에 따라 지역, 성별, 종목 및 스포츠 간의 균형을 고려해 임명되고, 그 외에 세계 올림피언 협회 출신, 패럴림픽 위원회 출신이 임명된다.

지금까지 임명된 선수 위원을 보면 다음과 같다.

◆ 29명의 선수 중 4명이 선수 위원

이번 파리 올림픽의 선거 위원 후보로 각국에서 뽑힌 32명의 후보가 나왔으나 실제 경쟁에는 29명의 선수 후보들이 참여하여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선수 위원 후보자들은 29개 국가의 15개 종목(육상 7, 아쿠스틱 4, 요트 3, 탁구 2, 조정 2, 배드민턴 2, 유도 2, 카누, 싸이클, 펜싱, 골프, 체조, 근대5종, 태권도, 테니스 각 1명)에서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후보 가운데는 육상 단거리 스타 출신 앨리슨 필릭스(미국),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를 이룬 아론 실라지(헝가리) 등이 있다.

이들 후보는 메달리스트 출신이기도 하지만 일반 선수로서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기도 하다. 투표안내는 선수촌 내 '365 하우스'에서 하고 선수들의 투표 참여를 권유하기도 한다. 각 후보자는 경기장과 선수촌을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하거나 유세를 할 수 있으며 소셜 미디어(SNS)로도 자신의 정책이나 활동을 홍보할 수 있다.

투표는 한 명의 선수가 4명의 선수에게 투표할 수 있으며 이들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4명이 새로운 IOC 선수 위원이 된다. 폐회식에서는 전통으로 모든 올림픽 선수단을 대표하여 자원봉사자 대표에게 직접 꽃다발을 선사하기도 한다.

◆ 선수 위원은 IOC의 새로운 동력

IOC 선수 위원은 대부분 선수 숫자가 많은 인기 종목의 메달 리스트 출신들이 많고 선진국일수록 많고 열정과 꿈을 가진 선수들이 된다.

선수 위원으로 선출이 되면 그 즉시 IOC 위원으로 임명이 되어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선수 위원은 젊고,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IOC 내에 새로운 활력과 동력을 제공한다. 선수로서의 경험은 상상력과 활동력을 통해 올림픽의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어낸다.

이들은 하는 주요 일들은 1) 올림픽 주요 의사 결정에 선수들의 대표성을 보장받아 활동하고 2)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활동을 하고 3) 선수들의 직면한 문제나 필요사항을 IOC에 전달하고 4) IOC 총회에서 결정되는 사안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5) 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종목 결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공정한 경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2024 파리올림픽 선수위원에 나온 후보자 포스터. /김도균 교수

◆ IOC 선수 위원 대우

IOC 선수 위원은 최고의 스포츠 외교관으로 관리자로서 인정받아 활동하고 대우받는다. 지난 8년간 IOC 선수 위원으로 최고의 활동을 한 유승민 의원은 IOC 내의 각종 위원회에 참가하여 선수와 경기에 대해 조언하고 올림픽 무브먼트를 실천을 돕고 있다.

선수 위원이 되면 기존 위원들과 임기만 다들뿐 위원으로서 동등한 대우와 자격을 받는다. 올림픽 업무에 관한 한 국가, 조직, 법인 등으로부터 구속을 받지 않고 자주성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으며, 해외 여행시 국빈급 대우받고 IOC 회원국에 입국할 때는 비자가 없어도 입국이 허가된다. 또한 IOC 총회에 참석할 때는 개최 국가로부터 전용 승용차와 안내요원이 배정되며, 탑승하는 차량과 머무는 호텔에는 해당 IOC 선수 위원 국가의 국기가 게양된다.

선수촌에 설치된 선수위원 투표장. /김도균 교수

◆ 대한민국을 성장시키는 꿈

이번에 박인비가 당선되면 선수 위원으로서는 3번째 위원이 되고, 대한민국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과 더불어 IOC 위원 3명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여기다가 한국의 첫 번째 여성 IOC 위원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된다.

박인비 선수의 노력,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들처럼 박인비도 꿈을 성취하기를 바란다. 꿈꾸는 자는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새로운 역사를 창출한다. 골프의 여제가 스포츠 외교의 여제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 29명 중 4명 쉽지 않은 도전의 숫자이지만 좋은 결과를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기를 바란다.

김도균 교수(경희 대학교 체육 대학원, 데상트 스포츠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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