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시상식 전체 문제 아니지만, 제도 개선 필요" 소속사·정부 한 목소리

김선우 기자 2024. 8. 7. 17: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음콘협 측 "대중음악 시상식 위한 표준계약서 마련 계획 중"
결국 중요한 건 실현 가능성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 가능 K-팝 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공청회'가 진행됐다. 〈사진=JTBC엔터뉴스〉

"지속 가능한 K팝 시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지속 가능 K-팝 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공청회'가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재수 위원장·박정하 간사·임오경 간사·김승수 위원·박수현 위원의 주도 하에 마련된 자리다.

이날 공청회에선 다뤄진 핵심 주제는 세 가지다. '범람하는 대중음악 시상식, 이대로 괜찮은가' '한국 플랫폼 차별하는 뮤직비디오 심의 제도' '음악산업의 조세제도 개선 필요성'이다. 주최 측은 "K팝이 글로벌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위기론도 대두된다. 때문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려 한다"고 공청회의 이유를 설명했다.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 가능 K-팝 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공청회'가 진행됐다. 인사중인 음콘협 김창환 회장의 모습. 〈사진=JTBC엔터뉴스〉

◇ "난립한 대중음악 시상식, 고민이 필요한 때"

주요 발제로 다뤄진 건 가요 시상식이었다. 서병기 헤럴드경제 선임기자는 "대중음악 시상식이 K팝의 좋은 이미지 형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의문이 드는 점이 있다. 물론 순기능도 있다. 다만 갑자기 늘어나다보니 문제점도 함께 있다. 지금은 20개가 넘는다. 처음 시상식이 만들어졌을 때의 취지를 넘겼다. 주로 방송·언론사가 주최"라며 "갑자기 시상식이 늘어난 시기를 들여다보면 2016~2018년에 쏠려있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인기를 얻은 시기와 시상식이 늘어나는 시기가 맞닿아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로 인한 문제점과 부작용이 생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차별화가 안된다. 대동소이한 결과다. 톱스타 한팀, 소위 말하는 헤드라이너를 참가시키는 경쟁이 치열하면서 과열 양상"이라며 "난립하는 시상식에 대한 해결책으론 시상식의 숫자를 대폭 줄이고 공정성과 신뢰성·권위를 높여 '클린 시상식'으로 거듭나야 한다. 올바른 시상식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이 발제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K팝 시상식 전체가 문제라고 보진 않는다. 중요한 건 너무 상업화 되는 시상식에 대한 문제다. 무대 퀄리티에 갭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면 팬들은 실망할 수 있다"며 "너무 비슷한 시상식이 많다. 차별화된 특성을 가진 시상식이 다양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다양한 장르를 특화할 수 있는 시상식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위 있는 시상식이라면 남미에서 한다고 해도 갈 거다. 국내에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과 상생을 고민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율촌 이용민 변호사 역시 "우리나라도 좋은 시상식은 이미 있다. 평론가님 말씀처럼 시상식 전체가 문제라고 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짚고 넘어간다. 유명한 한국 시상식들 있지 않나. 해외에서 시상식 하며 역사를 만든 곳도 있고 그런 걸 전부 문제제기 하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계약이 체결돼야 하는 게 당연한데 일정이 타이트하고 여러 사정이 있어서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고 하는 곳도 있다. 그렇다보면 분쟁 발생 가능성도 있다. 음악 시상식에도 표준 계약서가 도입돼야 한다. 출연료도 언급되어야 하지만 아티스트 중 10대가 많기에 청소년 보호 문제도 필요하다.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지적재산에 해당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음콘협 측은 대중음악 시상식을 위한 표준계약서를 마련을 계획 중이다. 골든디스크어워즈와 골든웨이브의 경우 출연 계약서를 작성, 출연 여부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소속사와 사전 협의를 진행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중음악 시상식에 대해 음콘협은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권일운 팀장은 "현업 종사자로서 느낀 점을 이야기 하겠다. 대중음악 시상식이 우후죽순 개최되다 보니 업계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건 사실"이라며 "시상식이라는 건 음악 종사자들에게는 대단히 의미있는 행사인 것은 맞다. 아티스트와 제작자들에 대한 성과를 인정하고 그 기쁨을 팬들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업 종사자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시상식의 품격을 높이고 아티스트와 매니지먼트사의 선택을 존중했으면 좋겠다. 가이드라인이나 표준계약서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 "뮤직비디오 심의 제도, 자율성 필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 가능 K-팝 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공청회'가 진행됐다. 〈사진=JTBC엔터뉴스〉
뮤직비디오 심의 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다뤘다. 국내 음악 시장에선 뮤직비디오에 대한 심의가 이뤄지고 심의를 통과한 것만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민대 황승흠 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음악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모든 문화 산업에 포함된다. 안 고치면 뒤처지게 된다. 제도가 발목을 잡으면 국제 경쟁력에 밀리게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10년간 규제 강화 현상이 많았다. 그땐 잘 했다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잘못된 듯 하다. 원래 뮤직비디오는 심의대상이 아니었다. 심의를 약하게 해달라는 게 아니다. 역차별의 문제 등도 있으니 국내외 제도 비교 검토를 통해 음악영상물 등급분류제도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게임물과 온라인비디오물 등에서의 자율규제 도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자율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제 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JYP엔터테인먼트 법무팀 박종욱 팀장은 "우리 회사에서도 지속가능한 K팝 산업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러 규제를 연구하고 있다. 국내 규제가 생각보다 많고 복잡하다고 생각한다"고 공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수진 사무관 역시 "시의성도 홍보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인데 등급 분류 문제로 인한 역차별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다양한 의견을 받았다.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 "대중문화 예술 위한 조세제도 만들어져야"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 가능 K-팝 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공청회'가 진행됐다. 인사 중인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의 모습. 〈사진=JTBC엔터뉴스〉
한국지식재산 연구원 박윤석 박사는 조세제도에 대한 발제를 이어갔다. 산업이 처질수록 조세제도도 부합 해야 하는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박윤석 박사는 "조세 제도는 산업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문제다. 우리가 아직까지도 클래식을 듣듯 100년 후에도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들을 수 있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더더욱 조세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지금은 대중문화 예술인들이 큰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구조이고 대형이 아닌 아티스트라면 더욱 그렇다. 음악산업에 특화된 제도가 없어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음콘협 최광호 사무총장도 "K팝 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아젠다"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청회에서는 K팝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유의미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결국 중요한 건 실현 가능성이다. 최수진 사무관은 "조세제도에 대해 분명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앞서 논의됐던 것들도 고려해서 조세제도 개선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충분히 검토하겠다"며 "법안이 잘 통과되길 바라고 있다. 확답을 드리긴 어렵지만 최대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객석에서 보고 있던 김승수 의원은 직접 마이크를 잡아 "문체부에서 발로 뛰면서 노력해줬으면 좋겠다. K팝 콘텐트 분야와 관련한 정책적인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주길 바란다. 또한 달라진 국회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K콘텐트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내부적으론 K팝의 지속 가능한 발전,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 여러가지 개선할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 김창환 회장은 "K팝은 글로벌 문화 콘텐트로 자리 잡았다. 위기론도 나온다. 잘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우리 모두의 협력이 절실하다. K팝 정책과 제도를 검토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공청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JTBC엔터뉴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