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놓고 이재명 "연기 검토" vs 진성준 "시행"...패닉장에 방황하는 민주당

김성은 기자, 이승주 기자 2024. 8. 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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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왼쪽)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2024.8.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둘러싸고 민주당 속내가 더 복잡해졌다.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도입에 신중론을 들고 나온 가운데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엔화 강세 등으로 국내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내린 뒤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민심이 악화된 탓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신임 정책위의장과 상견례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장이 금투세를 언급했지만 폐지를 검토해달라는 말은 아니었고 금투세에 대해 민주당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했다"며 "그렇지 않아도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했다. 개인적 소신은 국민 우려가 있는 사안에 대해 부분적으로 보완을 하더라도 시행은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며 민주당 지도부에 토론을 요청하고 대통령실도 금투세 폐지의 방향으로 국회에서 전향적 자세로 논의해달라고 촉구한 가운데 민주당 정책 수장은 예정했던대로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 셈이다.

민주당은 이날 일정이 잡혔던 금투세 관련 국회 토론회를 잠정 연기했다. 민주당 측은 "비상한 경제 상황에 따라 긴급 비상경제점검회의를 개최하게 돼 연기됐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지만 지난 5일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8~11%대 급락해 투심이 악화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해석들이 나왔다. 그동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투세 도입시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이 빠져나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진 위의장은 지난 6일 유튜뷰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나와 "(투자자들로부터) 공격을 많이 받고 있다"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밤길 조심해라' 등 댓글이 달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 정책위의장 뿐만 아니라 금투세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민주당 의원들도 내년에 금투세가 도입돼야 한다는 데 전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민주당 기재위 위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금투세 도입은 이미 3년이 미뤄졌다.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시장에서 우려하는 부분들을 반영해 몇 가지 보완 조치를 할 순 있겠지만 예정대로 도입하자는 데 민주당 의원들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보완 조치란 건강보험료 산정시 금융투자소득은 제외하는 방안, 금투세 과세 대상을 투자소득 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 등을 뜻한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2024.08.06. photo@newsis.com /사진=

금투세를 두고 이 대표 후보와 민주당 기재위원 및 당 정책실 간 견해차가 드러난 만큼 민주당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이후 이 문제를 의원총회에서 논의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 대표 후보는 지난 달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금투세의 경우 없애는 것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시행 시기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방송 토론회에 나와 "우리나라만 주가가 내려 소액 투자자 피해가 너무 크다. 개인 투자자의 잘못이라기보다 주식시장의 불공정성, 주가 조작 문제, 미래 경제 정책 부재로 손실을 투자자들이 안고 있는 것"이라며 "최소한 (금투세 도입 관련) 상당 기간은 좀 미루는 것을 포함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논쟁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 대표와 상임위원들 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 의원총회를 통해서, 혹은 어떤 식으로든 논의를 거쳐 최종 당론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통상 세법개정안은 예산안 처리시에 논의가 되니 금투세 관련 여야 논의도 11~12월이 돼야 본격화하지 않을까 싶다. 그 때까지 여러 변수들이 또 생겨날 수 있으니 당내 논의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후보가 금투세 관련한 '개인 소신'을 밝혔다고는 하지만 대표의 발언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당장 이 후보가 당 대표에 연임된 이후 정책위의장을 새로 임명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반면 총선이 끝난 직후여서 민주당 내 의원들이 당분간 '공천 눈치'를 보지 않고 금투세 관련 이 후보에 반대 의견을 얼마든지 피력할 수 있단 이야기도 나온다.

민주당 내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의 유예에 반대한다"며 "과거 여야 합의대로 금투세를 내년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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