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발언’ 안세영 귀국 “싸우려는 의도 아냐··· 자세한 건 상의 후”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7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금메달 획득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불만을 터뜨리며 “대표팀과 계속 가기 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작심 발언했던 안세영은 입국 현장에서는 “자세한 건 상의한 후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안세영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쯤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섰다. 대표팀 트레이닝복 차림의 안세영은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세영 뒤로 김학균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일부가 모습을 비쳤다. 안세영이 미리 준비된 기자회견 위치로 이동했고, 김 감독 등 다른 선수들은 그대로 흩어졌다.
안세영은 전날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귀국길 샤를드골공항에서 그는 “기자회견에 불참한 것은 (협회가) 대기하라고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협회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니까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협회는 안세영의 이같은 발언을 즉각 부인했다. 금메달 직후 작심 발언에 이어 진실 공방이 불거졌다.
안세영은 이날 입국장에서 올림픽 기간 발언들에 대해 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안세영은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픈 마음을 호소하고 싶어서, 그렇게 이해해 달라는 뜻으로 말씀 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 도착을 했는데 협회와도 이야기 한 것이 없고 팀과도 상의된 것이 없다. 자세한 건 상의한 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입국한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이 “협회와 안세영 측의 갈등은 없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안세영은 “이 또한 더 상의해보고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이제 막 도착을 해서 아무 것도 못했다”고만 했다.
안세영은 전날 회견 불참 논란에 대해서도 “이 부분에 논란이 많더라. 말을 좀 자제하도록 하겠다”면서 “왜냐하면 협회랑도 팀이랑도 이야기를 해본게 아니다. 최대한 빨리 이야기를 해보고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답변을 끝으로 안세영은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소속팀 삼성생명 직원이 안세영의 팔을 붙들고 대기하고 있던 소속팀 버스로 함께 달렸다. 취재진이 뒤따라 달리며 입장을 물었지만, 안세영은 답변 없이 곧장 버스에 올랐다. 공항까지 나온 팬들이 “안세영 파이팅”을 외쳤다.
이날 인천공항은 안세영 입국 수 시간 전부터 취재진이 몰렸다. 안세영은 금메달 직후 부상 관리와 훈련 등과 관련해 협회 측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대표팀을 나가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등 향후 국제대회외 참가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안세영의 작심 발언은 국가적 이슈가 됐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치권까지 반응하고 나섰다.
이날 사격과 기계체조 대표팀 선수들도 같은 비행기로 귀국했다.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로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기록한 사격 대표팀 선수들은 현수막을 앞에 내걸고 각자 메달을 들어 보이며 귀국 인사를 했다. 떠들썩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여서정의 어깨 탈구 등 부상 악재 속에서 기대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체조 대표팀 선수들도 입국장에서 조촐하게 귀국 기념 행사를 치렀다.
배드민턴 대표팀은 그럴 수 없었다. 통상적인 귀국 행사 없이 각자 공항을 빠져나갔다. 안세영 바로 다음으로 입국장에 들어선 김 감독은 인터뷰 요청에 말없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작심 발언 후폭풍이 그만큼 크다. 혼합복식 은메달을 딴 김원호는 전날 메달리스트 회견에서 “축하받아야 할 자리가 그렇게 안 될 것 같다고 예상은 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안세영도 프랑스 공항에서 “많은 선수들이 축하를 못 받는 거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안세영은 협회, 팀과 상의 후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갈등이 어떻게 봉합될 지, 봉합이 되기는 할 것인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영종도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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