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폭력사태 부추긴 SNS 가짜뉴스…한국도 위험하다 [사설]

2024. 8. 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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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무슬림 폭력 시위는 가짜뉴스가 어떻게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피의자의 가짜 무슬림식 이름이 SNS에 퍼지고, 이 내용이 뉴스 형식의 글로 둔갑한 뒤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퍼지면서 폭력 시위가 영국 각지로 번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폭력 사태를 부추긴 "이슬람 이민자가 범인"이라는 가짜뉴스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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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무슬림 폭력 시위는 가짜뉴스가 어떻게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1일 영국 정부가 영국인 범인의 실명을 공개했는데도 극우 세력의 시위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자극적인 허위 정보에 그동안 누적된 반이민 정서가 폭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발단은 지난달 29일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교실에 침입한 범인이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사건이다. 피의자의 가짜 무슬림식 이름이 SNS에 퍼지고, 이 내용이 뉴스 형식의 글로 둔갑한 뒤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퍼지면서 폭력 시위가 영국 각지로 번지고 있다. 2011년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으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폭동, 약탈, 방화 등이 벌어진 후 13년 만에 영국이 최악의 폭력 사태를 맞고 있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폭력 사태를 부추긴 "이슬람 이민자가 범인"이라는 가짜뉴스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벳 쿠퍼 영국 내무장관은 "SNS가 폭동에 '로켓부스터(추진체)'를 달았다"며 SNS를 정조준했다.

영국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남의 나라 얘기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도 허위 정보가 SNS로 대량 유포되고 있는 데다 증오와 혐오가 판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악성 루머와 가짜뉴스를 마구잡이로 유포하는 유튜버 집단인 '사이버 레커'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데다 SNS의 알고리즘 추천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을 심화시키고 있다. 진영정치, 팬덤정치 등 극단의 정치가 판치고 있는 가운데 음모론도 창궐하고 있다. 이재명·배현진 등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정치 성향이 다른 상대편에 대한 혐오와 적대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 거짓 정보가 SNS를 타고 급속히 퍼져 특정 집단을 자극할 경우 폭력 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어렵다. 가짜뉴스는 국가를 뒤흔드는 사회악인 만큼 정부는 생산·유포자를 엄중 처벌해야 하고, SNS 기업들도 허위 정보를 거르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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