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향엔 어떤 맛이 제격일까” 위스키 원액 들어간 캔하이볼 4종 비교해보니 [기자평가단]
하이볼 춘추전국시대다. 팬데믹 당시 ‘홈술족’과 함께 대중화된 위스키는 이제 하이볼의 형태로 일상 속에 깊게 들어왔다. 위스키 원액에 각종 탄산음료를 섞어 위스키 향과 함께 청량감을 듬뿍 담은 하이볼은 어느새 ‘소맥’ 일변도의 한국인 술상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위스키의 묵묵하고 진중한 향과 다채로운 탄산의 청량감이 더해진 맛은 이미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 됐다.
하이볼이라고 다 같은 하이볼은 아니다. 시중에 범람하는 하이볼 중 위스키 원액이 들어간 제품은 손가락에 꼽을 만큼 몇 없다. 대다수는 주정에 오크칩 등으로 위스키 향만 흉내낸 제품이다. 물론 그렇다고 무작정 폄하할 필요는 없겠지만, 위스키 원액을 넣은 본격적인 하이볼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래서 준비했다. 위스키 원액이 들어간 즉석간편음료(RTD) 하이볼이다. 업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위스키 하이볼 4종을 매일경제신문 기자들이 직접 맛보고 평가했다. 무더운 여름에 탄산음료도 좋고, 맥주도 좋지만 묵묵하고 진중한 위스키에 청량함을 더해 다채로운 풍미를 낸 하이볼로 스트레스를 내려놓는 것은 어떨까.
기자들의 평가는 저마다 제품 순위와 점수가 확연히 갈렸다. 그만큼 제품별 향에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영역이라는 뜻이다. 기자들은 “소비자들도 평가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제품별 특색을 참고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하이볼을 찾았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제품에 전체 최고점을 준 김금이 기자는 “달달한 하이볼이라기보단 위스키에 얼음이 적당히 녹은 정도의 맛이라 쉽게 물리지 않고 여러 캔 마실 수 있다”며 “마신 뒤에는 입에 텁텁하게 남지 않고 깔끔해서 좋다”고 말했다. 이효석 기자는 “첫맛은 레몬의 상큼함으로 시작했다가 뒤에는 위스키의 진한 맛이 느껴진다”며 “다른 하이볼 제품들보다 탄산감이 세고 목넘김이 좋다”고 평했다.
다만 과당이 들어가지 않아 단맛이 적고 위스키 향이 강한 점은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으로 남았다. 김규식 기자는 “달콤한 하이볼 맛에 익숙하다보니 처음에는 다소 쓰게 느껴진다”며 대중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꼽았다.
2위는 신세계L&B의 ‘에반윌리엄스 하이볼’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되는 버번위스키 브랜드인 에반 윌리엄스와 전격 손을 잡고 내놓은 야심작이다. 버번 위스키의 본고장인 미국 켄터키주에 최초로 상업 증류소를 세운 에반 윌리엄스의 이름을 딴 브랜드다.
오리지널 켄터키 버번 위스키 원액을 넣은 ‘정통파’를 표방하는 만큼 높은 버번 위스키 함량이 강점이다. 355㎖ 용량에 알코올 도수는 5도다. 소비자들이 가장 친숙한 레몬맛과, 하이볼에는 이색적인 사과맛 2개로 만들어졌다.
최재원 기자는 “새콤한 레몬맛이 강하게 느껴지고, 부담없이 청량음료처럼 마시기에 딱 좋다”며 “캔 디자인도 만족스럽고 특별히 단점을 찾기 어렵다”고 호평했다. 김규식 기자도 “부드러운 맛과 위스키 향미를 적절하게 배합해 대중성과 하이볼의 본질적 특징을 동시에 만족했다”며 “대부분 소비자들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밸런스 좋은 제품”이라고 칭찬했다.
다만 위스키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부족하고, 과일맛이 느껴짐에도 다소 향이 묵직해 차갑게 마셔야만 100% 즐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위는 카발란의 ‘카발란 하이볼 위스키 소다’가 이름을 올렸다. 고급 바에서만 즐길 수 있던 고품질 칵테일을 다양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도록 지난해 11월 출시된 프리미엄 RTD 제품이다. 카발란 하이볼은 타이완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 클래식’을 베이스로, 카발란 특유의 맑고 달콤하며 과즙이 풍부한 열대과일의 풍미를 담았다. 320㎖에 알코올 도수는 5도다. 출시 직후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완판됐고, 독점 수입·유통하는 골든블루 측은 지속적으로 추가 발주를 이어가며 판매하고 있다.
김금이 기자는 “주점에서 파는 잭콕(잭다니엘 위스키+콜라) 맛과 비슷하다”며 “독한 위스키에 달달한 토닉을 조금 섞은 맛이라 위스키 본연의 향이 느껴지는 하이볼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라고 전했다. 최 기자는 “탄산감이 강하고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점은 만족스러우나 과일향이 약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역시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진입장벽이 있다”고 평했다.
산토리글로벌스피리츠의 ‘짐빔 하이볼’이 가장 마지막을 이었다. 22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짐빔’의 대표 위스키인 ‘짐빔 화이트’를 담은 제품이다. 4년간 숙성돼 가볍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위스키를 기반으로 레몬·자몽 2개 맛으로 지난해 8월 출시됐다. 350㎖에 알코올 도수는 5도다.
짐빔에 높은 점수를 준 이 기자는 “하이볼이라고 할 때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정석적인 맛”이라며 “고유의 바닐라 향이 부드럽고, 레몬의 상큼함이 느끼함을 잡아주는 것이 최적의 조합”이라고 호평했다. 최 기자는 “과일맛과 위스키맛이 적당히 살아 있고 청량감이 좋아 맥주 대신 마시기에 좋다”고 말했다.
다만 단맛이 지나치다는 점은 기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 요소로 꼽혔다. 익숙한 맛이다 보니 개성있는 향을 찾는 이들로서는 손이 덜 갈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서장훈 앞에서 1200억원 자랑했는데…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 남자 - 매일경제
- “스티브 잡스 딸과 열애중”…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정체 - 매일경제
- 오늘의 운세 2024년 8월 7일 水(음력 7월 4일) - 매일경제
- “수영복 찢어지든 날 혐오하든”…팔레스타인 女수영선수, 무슨일이 - 매일경제
- “치매도 90% 예방 가능”…3000만원짜리 백신 맞으려 줄섰다 - 매일경제
- “3억 줄게 쇼한번하자”…장대높이뛰기 예선탈락 선수에 난리난 이유 ‘경악’ - 매일경제
- 체육회 기자회견 불참했던 안세영 “내 뜻 아니야, 한국 가서 다 얘기하겠다” - 매일경제
- “용변 급해서요”…여자화장실서 위생용품 훔치다 들통난 30대男 - 매일경제
- “이 일 하고 싶나?”…컵라면 내온 여비서관에 격노한 김동연 - 매일경제
- 임영웅 축구 사랑 효과…노숙자월드컵 돕는 팬클럽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