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파 배우 2인의 90분 레이스…연극 '랑데부'

박성웅, 최원영, 문정희, 박효주 주연
대사와 몸짓 만으로 끌어나가는 2인극
문정희 경험 토대로 쓰인 작품
'강한 캐릭터' 박성웅의 연기변신 주목

[서울=뉴시스] 연극 '랑데부' 오픈 리허설에서 배우 박성웅, 문정희. (사진=옐로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서로 가장 다른 둘의 만남. 지구와 달 사이만큼 먼 둘의 감정적 거리. 그러면서도 멀어지지 않는 빛나는 별들처럼, 서로에게 이끌려 다가가는 둘.

각종 매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들이 무대로 돌아왔다. 박성웅·최원영·문정희·박효주 주연의 2인극 '랑데부'가 오는 24일 개막한다.

시골 중국집 '영춘관'의 주인장이 떠난 후 단골손님인 '태섭'과 딸인 '지희'가 서로의 아픈 과거를 풀어가며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다.

과거의 아픈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정해진 법칙에 스스로를 가둬버린 남자 '태섭'을 박성웅과 최원영이, 스스로를 찾고자 떠났는데 자신을 가장 괴롭혔던 과거의 장소로 돌아와 버린 여자 '지희' 역을 문정희와 박효주가 연기한다.

문정희가 원안자로 참여했다. 그가 살사를 추면서 겪은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작품이 쓰였다. 문정희는 7일 오후 랑데부 연습실에서 열린 오픈 리허설에서 "살사를 추면서 만난 친구 중에 로켓을 연구한 과학자가 있었다. 그 친구가 춤을 수학적으로 배우면서 재미를 느낀다고 한 말에 영감을 받아 시놉시스를 만들었다"며 "시나리오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김정한 연출이 연극으로 해보자고 제안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1시간30분 동안 빈 무대에서 오롯이 두 배우의 대사와 몸짓 만으로 진행되는 2인극이다. 배우가 한 번 등장하면 극이 끝날 때까지 퇴장이 없다. 의상도 바뀌지 않는다. 특히 무대 형식이 새롭다. 트레버스 형식의 무대에 대형 트레드밀 런웨이가 설치된다.

[서울=뉴시스] 연극 '랑데부' 오픈 리허설에서 배우 최원영, 문정희. (사진=옐로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최원영은 "새로운 형식의 무대, 생소한 장치가 무대에서 펼쳐진다는 점이 신선했는데, 막상 연습하다보니 직렬방식의 런웨이 무대에서 당황을 했다"면서도 "연극 무대는 배우들에게 연기의 가장 근간이 되는 공간이다. 로맨스가 중심이지만 전반적으로 삶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웅은 그간 영화 '신세계',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 등에서 맡아왔던 '조직 보스 류'의 강한 캐릭터에서 벗어나 연기 변신을 앞두고 있다.

김정한 연출은 "박성웅은 폭력적인 콘텐츠에 많이 등장하는 스테레오 타입 중 1등이라고 할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날 때 우는 것과 같은 원초적이고 직선적인 에너지인 만큼 무대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봤다"며 "어린 아이 같은 에너지를 내는 사람이면 분명히 엄청나게 순수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성웅은 "'건달 이미지' 위주로 보여지는 사람이었는데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점에서 김정한 연출에게 고마웠다"며 "대표작을 '신세계', '태왕사신기' 등으로 꼽아왔는데 연극이 끝나면 '랑데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연극계는 유명배우들의 출연이 빈번해지고 있다. 높은 개런티를 지불하고라도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이끌어 내려는 시도인 만큼 티켓 판매 성적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서울=뉴시스] 연극 '랑데부' 오픈 리허설. (사진=옐로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영찬 옐로밤 총괄 프로듀서는 "해외 라이센스 작품이 아니라 순수 창작극을 초연하는 만큼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관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분명 입소문을 타면 확실히 다른 작품들보다 티켓 파워가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성웅도 "말로는 설명이 잘 안 된다. 와서 보셔야 알 것"이라며 "24년 만에 연극무대에 오르는 거라 쉬운 작품은 하고 싶지 않았다. 창작극이고 초연이며 실험적인 부분이 좋아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24일부터 내달 21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