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모처럼 머리 맞댔지만..국회 정상화까지 '뇌관' 산적

서지윤 2024. 8. 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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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7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산회하자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2024.8.5/뉴스1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급랭정국 장기화 속 모처럼 정쟁을 뒤로 하고 소통에 나섰지만 온전한 국회 정상화까지 넘어야 산은 수두룩하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등 주요 경제 정책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에 간극이 있는 데다, 야당이 추진하는 각종 정쟁용 특검법도 뇌관으로 남아 있다. 여야는 정쟁 국회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일단 화해 모드에 들어갔지만 양보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구현을 위한 대승적 양보가 없다면 야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라는 악순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금투세 시행을 둘러싼 여야의 주도권 싸움이 과열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증시 폭락 사태와 연계해 민주당에 금투세 폐지를 압박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 표명을 미루면서 여론을 살피는 모습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회동을 가진 후 "국민적 우려가 있는 사안에 대해 부분적으로 보완을 하더라도 시행은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진 의장의 개인적 의견으로, 민주당은 전당대회 이후 구성된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금투세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일 대 일 토론을 수락하겠다고 밝히면서 금투세 폐지는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금투세 폐지나 시행 대신 '완화'를 주장하면서 한 대표의 압박에 맞서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려는 모습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여야는 금투세 폐지와 완화 사이에서 협상 타결의 공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 25만원 지급법(민생 회복 지원을 위한 특별 조치법)도 두고도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그간 절대 반대 입장을 고수했지만 한 대표는 민주당이 강행한 법안과 관련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정에서도 25만원 지급에 상응하는 차원의 '한동훈표 지원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야당의 시그니처 법안과 여당의 취약계층 지원 방안이 맞서는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 정책도 쟁점이지만 진짜 뇌관은 특검법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두번 연이어 폐기된 채상병 특검법을 오는 8일 재발의할 예정이다. 한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안한 제3자 특검 추천 방식과 관련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이 재발의하는 특검법은 한 대표가 제안한 방식은 아니지만, 제3 정당을 통해 한 대표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채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이견 차가 큰 만큼 야당의 압박이 거세지면 민생 법안을 8월 내 처리하자는 합의는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유일하게 합의할 수 있는 방안은 민주당이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을 받아들이고, 한 대표도 당내 비판을 감수하고 이를 추진하는 것이지만 현재까지 그런 기류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 민주당이 이후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재추진하거나 한 대표 관련 특검법을 정식으로 추진할 경우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 모두 '상대방만 잘하면 된다'는 식의 속내도 문제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한 한편, 추경호 원내대표는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를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환영하면서도 민주당의 압박에 맞서 '사기탄핵 공작 진상규명 TF'를 구성에 나서는 등 대치 정국은 여전하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여야 모두 대화하는 척이라도 해야 비판을 받을 때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어 태도를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25만원 지급법 등 정부여당의 타협 여지가 없는 사안들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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