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행정고시 동기들, 50주년 기념 문집 ‘길 끝에서 돌아보다’ 출간

제15회 행정고시 동기들이 공무원이 된지 50년을 맞아 기념문집 《길 끝에서 돌아보다》를 출간했다. 공직 입직 후 각 분야에서 활동했던 행시 15회 동기회들이 반세기 만에 문집으로 우정을 재확인한 것이다. 국가 고시 동기회가 주관이 되어 합작한 기념문집은 처음이어서 이채롭다.

제15회 행정고등고시 50주년 기념문집 출간 기념회에서 15회 동기들과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황현탁 주일공사(최연소자), 박준감사원사무차장, 김동진 통영시장, 김영룡국방차관(최고득점자), 장세창 해외홍보원장, 김진선 강원지사, 김성진 해수부장관, 안희원 공정위위원, 김태겸 서초문협회장(편집위원장), 서동원 공정위부위원장,김한진 시인, 유필우 의원,임석규 공정위국장, 이선 노사정위원, 장수만 방사청장, 김용덕 금융위원장, (앞줄  오른쪽부터) 노옥섭 감사원 사무총장(동기회장), 양영화 심평원장(최고령자), 고 이완구 총리 부인(이백연), 고 김의제 대전부시장 부인(김운향 시인), 출판사선우미디어 이선우 대표. 제15회 행정고등고시 동기회 제공

매월 15일 만나는 15회 동기생들은 지난해 정례 모임에서 50주년이 되는 2024년에 기념이 될만한 것을 만들어보자는 데 의기투합해 이번에 기념문집을 내게 됐다. 동기회에 따르면 등단, 칼럼, 저서 출간 등으로 글쓰기에 익숙한 동기들도 있으나, 대부분은 자판 두들기기 마저 익숙하지 않았다. 편집위원들이 원고제출을 사정하거나 글쓰기에 도움을 줘가며, 유족을 포함해 25인으로부터 글을 받았다. 

같은 출발선에서 공직을 시작하였으나 퇴직할 때까지 한계급만 올라간 동기(세무서장)에서부터 국무총리(고 이완구)에 이르기까지 공직의 계급차이는 현격했다. 출생 순서와는 무관하게 죽음은 연령순이 아니었다. 1970년대 초반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25, 30, 20의 법칙에 따라 삶을 꾸렸으나(75세), 요즈음의 30, 30, 30 주기에 따르는 삶(90세)과는 차이가 있었다. 사망, 해외이주로 딴 세상 사람이 된 5명을 뺀 42명 중 행정사법 양과에 합격한 변호사 동기, 가업승계나 자영업을 하는 동기들을 제외한 봉급쟁이는 은퇴해  끌쓰기 등으로 인생 후반의 여유를 누리고 있다.    

제15회 행정고등고시 동기회 50주년 문집

제15회 행정고시 합격자 발표를 담은 서울신문 1974년 5월21자 7면. 서울신문 제공

시인,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동기 미망인 중 시인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문필가는 아니어서 글 주제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국내외 성지순례나 구한말 조선의 독립을 위해 발 벗고 나섰던 미국인 헐버트의 한국 내 흔적을 찾아 나선 기행문, 공무원이나 이후 종사한 분야에 대한 소회 등 수록된 글 등 장르는 다양하다. 삶의 지혜나 교훈을 주는 글들도 있다. 수준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세상 보는 눈을 탐색해 볼 수 있는 문집이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