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맞아?" 사람 잡는 더위에 '집콕'…당분간 폭염 계속된다

오석진 기자 2024. 8. 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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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시 야구장을 다녀온 다음 날까지도 몸이 좋지 않았다"며 "회복이 필요하다고 느껴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기상으로 8월 초순에 여름철 더위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는 기압이 형성된다"며 "24절기 중 입추가 '가을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해서 그대로 현실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올해 기온은 평년보다 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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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입추(立秋)인 7일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자전거를 탄 일부 시민들이 조롱박 터널을 지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1.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정모씨(31)는 7일 입추에 휴가를 냈지만 집 밖에 나갈 계획이 없다. 생일 전날인 지난 3일 잠실 야구장을 찾았다가 온열 질환 증세를 겪은 뒤 야외활동이 두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야구장을 다녀온 다음 날까지도 몸이 좋지 않았다"며 "회복이 필요하다고 느껴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잠깐 생필품을 사려고 밖을 나갔는데 너무 더워 놀랐다"며 "이게 입추가 맞나,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2. 서울 중구 주민 장모씨(27)는 입추를 맞아 가족과 계곡을 가려고 했으나 너무 더운 날씨 탓에 일정을 미뤘다. 장씨는 "폭염에 계곡을 가면 정말 쓰러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장씨는 "오늘 날씨를 보니 잘 취소한 것 같다"며 "시원한 날씨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그래도 입추라서 어느 정도 괜찮을 줄 알았다. 오늘은 종일 집에 있을 생각"이라고 했다.

7일 절기상 가을의 시작인 '입추'가 왔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야외활동이 두렵다. 스포츠 등 야외 행사들도 속속 취소됐다.

KBO에 따르면 지난 4일 예정됐던 프로야구 LG-롯데전(울산 문수구장), 키움-두산전(서울 잠실구장)이 취소됐다. 지난 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롯데전도 열리지 못했다.

프로야구 경기 폭염 취소는 2015년 KBO리그가 폭염 규정을 제정한 뒤 최초다. 정씨가 온열질환을 호소했던 지난 3일 열린 잠실 키움-두산전에서는 관중 4명이 온열질환을 호소해 구급차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분간 무더위는 지속될 전망이다. 7일까지 서울은 17일째, 강릉은 19일째, 제주는 23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폭염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서울 15일 △부산 21일 △광주 19일 △제주는 23일간 폭염특보가 지속되고 있다.

절기상 입추(立秋)인 7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국립농업박물관에서 관계자가 사과를 돌보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입추는 가을이 접어들었다는 의미와 달리 대체로 높은 기온이 기록되는데 올해는 평년보다 더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년기준 입추 시기 서울의 최고기온은 30.7도, 평균기온은 26.6도, 최저기온은 23.3도다.

7일 오후 4시 기준 서울 기온은 33.4도, 최저기온 27.2도로 집계됐다. 올해 입추의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기상으로 8월 초순에 여름철 더위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는 기압이 형성된다"며 "24절기 중 입추가 '가을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해서 그대로 현실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올해 기온은 평년보다 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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