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새 지도자에 ‘10월 기습’ 기획 신와르… 이 “제거할 것”
이스라엘에 협력한 칸유니스(가자지구 남부의 도시) 거주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살해해 ‘칸유니스의 도살자’란 별명이 붙은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기획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신와르에 대해서도 암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만간 이란이 하니야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하마스도 이스라엘과의 ‘가자전쟁 휴전 협상’을 거부하며 더욱 강경 투쟁에 나설 경우 중동 정세는 심각한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 “저항의 길 계속 갈 것” vs 이스라엘 “신와르 제거”
하마스는 6일 하니야가 암살당한 뒤 공석이던 정치국 최고지도자로 “야흐야 신와르를 선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와르는 대외 협상 및 정치 부문 책임자였던 하니야와 달리 실질적인 하마스의 군사 통제권을 쥐고 있는 인물로 여겨져 왔다. 하마스에 잡혀 있는 이스라엘 인질에 대한 통제권 역시 신와르가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와르의 강경 성향을 감안할 때 하마스가 지금보다 강도 높은 대이스라엘 투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하마스 내규상 외교 및 대외 정책을 총괄하는 정치국 최고지도자는 가자지구 밖에 머물러야 한다. 하니야도 하마스 정치사무소가 있는 카타르에 주로 머물렀다. 하지만 신와르는 지난해 이스라엘 공습 이후 줄곧 가자지구에 숨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하마스가 신와르를 정치국 최고지도자로 선출한 건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의 길을 계속 가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그간 강경파인 신와르 제거를 제1목표로 삼아 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이날 X에 “신와르 선출은 그를 신속히 제거하고 사악한 조직을 지구에서 없애야 할 또 다른 확실한 이유”라고 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방송에 “신와르를 위한 유일한 장소는 (지난달 공습으로 숨진) 무함마드 데이프 등 테러리스트들 바로 옆”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암살 작전’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미국 워싱턴 아랍센터의 라미 쿠리 선임연구원은 알자지라방송에 “누군가를 암살하면 더 극단적인 인물이 나선다는 걸 이스라엘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전쟁 장기화, 중동 전운 고조
신와르가 정치국 최고지도자로 등극하며 중동 전쟁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극단적인 파벌이 하마스를 움직이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전쟁 장기화를 원하는 신와르가 정치국을 장악해 휴전과 인질 석방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미 중동 전역은 전운이 짙게 드리웠다. 헤즈볼라는 6일에도 이스라엘 북부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해 7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이스라엘 역시 헤즈볼라가 주둔한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지역을 공습해 최소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상공을 전투기로 저공 비행하며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는 “이스라엘은 암살을 통해 긴장 고조를 택했다”며 “저항의 축(하마스, 후티 반군 등을 의미)과 협력해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예멘 후티 반군 역시 이날 홍해상으로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일각에선 이란이 본격적인 보복 공격을 감행할 때 헤즈볼라와 후티 등도 이스라엘을 동시에 공격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이런 전망 속에 이스라엘 저고도 방공 요격망인 ‘아이언돔’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과 헤즈볼라 등은 아이언돔으로 막기 힘든 정밀유도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압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신와르 선출 뒤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분명하게 도움이 될 휴전을 계속 추진할 것인가는 그(신와르)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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