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집게손 신상털이’ 각하했던 경찰 재수사…“미흡한 결정”

“검찰과 협의 완료되는 즉시 재수사 예정”
신상 공개·성적 모욕…실제론 다른 사람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게임 홍보 영상 속 ‘집게손’ 모양(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뉴시스

넥슨의 게임 홍보영상에서 이른바 ‘집게손’을 그린 작가로 잘못 지목됐던 애니메이터를 공개적으로 모욕했던 누리꾼들이 다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최근 각하 결정한 ‘집게손가락’ 관련 명예훼손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일부 혐의에 대해 수사가 필요함에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각하 결정한 것은 미흡한 결정이었음을 인정한다"며 "검찰에 요청해 협의가 완료되는 즉시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달 경찰은 애니메이터 A 씨가 온라인 상에서 자신에 대한 글을 작성한 누리꾼들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불송치 처리했다.

지난해 11월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넥슨 등 게임 회사에 납품한 홍보 영상과 관련, 일부 누리꾼이 ‘남성 혐오의 상징인 집게 손 모양이 들어갔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하며 A 씨를 ‘집게손’ 등장 장면의 담당자로 지목했다.

A 씨는 신상 공개와 성적 모욕 등 온라인 상에서 괴롭힘을 당했지만, 실제로 해당 장면을 그린 인물은 A 씨가 아닌 40대 남성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지난 6월 해당 게시글 작성자들을 경찰에 고소했지만,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리며 "의견 표명 과정에서 다소 무례하고 조롱 섞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상 괴롭힘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