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⅓이닝 104구' 에이스의 조기강판 "승리요건 대우? 여유가 없었다"…'최고 144km' 최지강 복귀 시동 걸었다 [MD잠실]

잠실 = 박승환 기자 2024. 8. 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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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두산의 경기. 두산 선발 곽빈이 힘찬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어떻게 보면 조금 늦은 타이밍이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 곽빈은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팀 간 시즌 11차전 LG 트윈스와 라이벌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4피안타 6볼넷 4실점(3자책)으로 아쉬운 투구를 남겼다. 하지만 타선과 불펜 투수들의 눈부신 활약을 바탕으로 7-6으로 신승을 거뒀고, 길고 길었던 LG전 5연패를 끊어냈다.

곽빈은 1회 선두타자 홍창기를 2루수 땅볼로 묶어내며 경기를 출발, 신민재까지 연달아 요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이후 오스틴 딘과 무려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타자 문보경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던 곽빈이 조금씩 아쉬운 투구를 펼치기 시작한 것은 2회였다.

곽빈은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등 1사 1루에서 박동원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박해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구본혁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더 큰 위기를 자초했다. 그래도 홍창기를 상대로 폭투를 범했을 때 수비의 도움을 받으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3회초 홍창기-신민재-오스틴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문제는 4회였다. 곽빈은 선두타자 문보경에 안타를 맞은 뒤 오지환에게 삼진을 뽑아냈으나, 김현수와 박동원에게 연거푸 볼넷을 내주면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곽빈은 박해민에게 적시타를 맞았지만,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냈는데, 거듭된 제구 난조에 투구수가 급격하게 불어났다. 결국 곽빈은 5회 선두타자 신민재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문보경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은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타선의 넉넉한 지원 속에도 불구하고 5회를 채우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 투구였다.

두산은 곽빈이 빠르게 마운드를 내려가게 되자 곧바로 불펜을 가동했고, 이병헌(1⅓이닝 2실점)-박치국-최승용(⅓이닝)-홍건희(1⅓이닝)-김택연(1⅔이닝)을 차례로 투입해 1점차의 근소한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를 손에 넣었다.

2024년 7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의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4회초 2사 1.2루서 권명철 투수코치와 양의지의 조언을 듣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8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8월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두산의 경기. 두산 김택연 투수와 양의지 포수가 7-6으로 승리한 주먹을 쥐며 포효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이승엽 감독은 7일 경기에 앞서 "곽빈은 어제(6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였고, 피칭 내용에서 볼넷과 투구수가 너무 많았다.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잡고 승리 요건을 갖춘 상황에서 내려오는게 에이스를 향한 대우이지만, 지금 우리 팀의 상황이 그렇게 해줄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LG와 맞붙기 전까지 롯데 자이언츠-키움 히어로즈-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세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해줬던 곽빈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컸다.

사령탑은 "지금은 1승, 1승이 중요한 상황이다.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곽빈을 교체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조금 늦은 타이밍이기도 했다"며 "곽빈은 마운드에 오르면 항상 퀄리티스타트는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제는 피칭 내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두게 교체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곽빈이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가게 되면서 그 부담은 모조리 불펜으로 향했다. 특히 마무리 김택연은 5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은 '고졸루키' 김택연을 향해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드러냈다. 그는 "(김)택연이의 등판 시기가 조금 빨랐다. 지난주에도 아웃카운트 5개, 이번주에도 5개였다. 지금 (이)영하와 (최)지강이가 빠진 상황이기 때문에 택연이에게 부담이 더 갈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승엽 감독은 "특히 우리가 연패 중이었고, 매 경기 이기려고 하지만, 승기를 잡지 못하고 9회까지 간다면 택연이가 몇 번 올라올지 모른다. 어제 주중 첫 경기부터 무리한 아웃카운트 5개였지만, 택연이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무나 훌륭하게 잘 막아줬다. 택연이 때문에 이겼다"며 "어제 28구를 던졌는데, 세이브 상황이 나온다고 한다면 1이닝 정도는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택연이에겐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희소식이 있다면, 최지강의 복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이승엽 감독은 최지강에 대한 질문에 "오늘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 약 7~80% 강도로 던졌는데, 상태는 아주 양호하다고 한다. 일단 불펜 피칭을 한 번 더 보고 (콜업을)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지강은 이날 최고 144km를 마크했다.

2024년 7월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두산의 경기. 두산 최지강이 8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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