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스타트업계 "마이데이터 제도 시행 중단하라" 요구

국민 개인정보 해외 유출 우려돼
스타트업·유통·데이터산업 악영향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유통업계와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들이 유통, 온라인 분야 마이데이터 제도 시행에 반대입장을 표했다.

7일 벤처기업협회,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마이데이터 제도 시행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 업계는 "정부의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부작용이 뻔히 예상됨에도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 무능력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여기저기 흩어진 개인 정보를 한 업체 서비스나 앱에 소비자 동의를 받아 사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 사업을 유통분야로 확대해 추진 중이다.

업계는 특히 유통 분야 마이데이터 추진에 반대했다. 타 분야와 달리 공익에 부합되는 정보로 보기 힘들며, 개인의 소비성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사적인 데이터로서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유추해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이러한 정보를 소비자가 명확한 인지 없이 커피쿠폰 등 판촉 행사에 동의해 데이터 전송을 하는 경우, 대한민국 전 국민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손쉽게 국내·해외 어디든 유출되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들이 참여해 데이터를 활용한 신산업을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관련 업계는 "실상은 다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는 "데이터를 받기는커녕, 스타트업 성장의 핵심비법을 다른 기업에 공개해야 하는 악법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자본력을 지닌 기업이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스타트업의 핵심 데이터를 정보주체로부터 받아올 수 있는 통로로 활용될 것"이라는 요지다.

이들은 데이터가 외부로 쉽게 이전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경쟁사에 중요한 영업비밀이 유출될 가능성이 커져 기업 경쟁력을 저하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구축한 데이터를 타사에 제공하게 되면 결국 기업들은 데이터 구축을 위해 어떠한 투자도 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 산업, AI(인공지능) 등 대한민국 미래 산업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또한 업계는 지난 2022년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시행조차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성명에 따르면 금융 마이데이터의 전송의무자로 참여하는 650여곳의 기업은 2022년 1293억원, 지난해 997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적법한 법적 근거 없이 기업들에게 마이데이터 제도에 참여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며 "사업성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온라인 유통, 온라인산업 전체 데이터의 공유를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기업 정보공개법과 같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끝으로 "정부는 전 분야 마이데이터 제도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고 전송의무자에 온라인 유통 및 온라인 사업 분야를 제외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jud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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