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연수원 사업비, 877억→1360억원 급증...'시끌'

박정렬 기자 2024. 8. 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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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3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강원도 평창에 교육연수원을 세운다.

심평원은 이 연수원을 국제적인 '교육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목표지만, 과도한 예산 증액과 위치 등 접근성 문제가 거론되며 삽도 뜨기 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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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교육연수원 개요/그래픽=윤선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3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강원도 평창에 교육연수원을 세운다. 심평원은 이 연수원을 국제적인 '교육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목표지만, 과도한 예산 증액과 위치 등 접근성 문제가 거론되며 삽도 뜨기 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심평원은 7일 오는 9월 중으로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대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연수원을 착공한다고 밝혔다. 연면적 6000평(1만9644㎡), 대지면적은 3만7500평(12만4050㎡)으로 대교육장, 대강당, 전산교육장을 비롯해 2~3인실 객실(총 70실) 등이 들어선다. 준공 예정일은 2026년 하반기다.

심평원은 정부 정책과 관련 법, 기준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 조직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연수원 건립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4000여명의 직원에 대한 연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별도의 공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심사, 평가, 기준 등 업무 분야별로 전문적인 직원 교육을 시행하고 의·약단체와 예비 의료인 대상의 교육·세미나도 진행할 것"이라며 "앞으로 심평원 연수원이 국내·국제보건의료 현안을 논의하고 교육할 수 있는 보건의료 교육의 메카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심평원 강원도 원주사옥 /사진=출처=홈페이지


연수원 건립에 드는 예산은 사업 초기인 2020년 877억원으로 책정됐다. 조달청 자료를 기반으로 과거 3년간(2018~2020년) 비슷한 규모·용도의 건축물을 토대로 예산을 짰다. 하지만 고물가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사업비용을 충당하기 어렵게 됐다. 예상 비용이 한때 1600억원까지 치솟았고 설계 중단, 시공사 선정 유찰 등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심평원은 연면적을 축소하고 시설을 통합하는 등 사업비 절감에 안간힘을 썼지만, 최종적으로 연수원 건립 예산은 13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기존보다 55%포인트(p) 인상된 것이다. 지난해 해당 안건을 다룬 비대면(서면) 이사회에서 "인상 폭이 너무 크다"며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재적 이사 과반수의 찬성과 복지부 장관 승인으로 '건축 지속' 결정이 내려졌다.

다만, 삽을 뜨기 직전인 지금도 연수원 건립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제기된다. 수 천명의 직원 교육을 위해 1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사용해 연수원을 짓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심평원은 연간 최대 수용 규모를 약 4만명 정도로 추계하지만 수도권을 떠나 '평창 연수원'을 찾는 교육 수요도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의료 커뮤니티에는 "연수원이라지만 가족 휴가용으로 사용할 듯" "건강보험료로 원주에 1청사, 2청사 짓더니 연수원까지 가관"이라는 등 비판의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심평원은 이에 대해 "기존에 외부 시설 임차를 통한 내부 직원 교육은 시설 이용의 한계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즉시성 있게 운영할 수 없었지만, 연수원 건립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외부인 대상 보건의료 교육과 더불어 추가로 평창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설로 이용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교육계획은 연수원 준공에 맞춰 수립될 것"이라 밝혔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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