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행복의 나라'로 '탈출'했을까 [Oh!쎈 초점]

연휘선 2024. 8. 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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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이선균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작품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로  스크린에 다시 선다.

다시는 볼 수 없는 고인의 마지막 연기가 담긴 두 편의 영화, 유작이 된 두 작품 속 배우 이선균 최후의 족적을 살펴본다.

'탈출'과 '행복의 나라', 두 편의 영화에서 이선균은 전혀 다른 인물상을 보여준다.

두 작품에서 과거 이선균의 활약이 담긴 전작 속 면모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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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이선균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작품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로  스크린에 다시 선다. 다시는 볼 수 없는 고인의 마지막 연기가 담긴 두 편의 영화, 유작이 된 두 작품 속 배우 이선균 최후의 족적을 살펴본다.

#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정치꾼 참모에서 딸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로

지난달 12일 개봉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제공/배급 CJ ENM, 제작 CJ ENM STUDIOS·블라드스튜디오, 약칭 탈출)'는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가운데 이선균은 주인공 정원 역으로 열연한다. 정원은 극 중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안보실장 현백(김태우)의 참모 격인 행정관이다. 현백을 대선주자로 만든 '킹메이커'이자 동시에 현백의 당선이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피랍 국민의 목숨은 돌발행동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희생으로 치부할 수 있는 냉정한 정치꾼이다. 

그러나 극 후반 정원의 정체성은 극과 극으로 달라진다. 자신이 '대(大)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소(小)'라고 치부했던 사례가 정원 뿐만 아니라 그의 딸 경민(김수안)의 처지가 되자 외면했던 희생정신에 눈을 뜬 것. 정원은 딸 경민을 위해 통제불가능한 특수 군견들에게 몸을 내던지는 것은 물론, 자신보다 더 우선했던 현백과 다른 길을 걷게 된다. 

# '행복의 나라' 1979년 대통령 암살 재판에서 끝내 살리지 못한 사람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각색 추창민, 각본 허준석, 제공/배급 NEW, 제작 파파스필름·오스카10스튜디오, 공동제작 초이스컷픽쳐스)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군인과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선균이 대통령 암살 재판에 연루된 군인 박태주, 조정석이 그를 살리기 위해 정치 재판에 몸을 던진 변호사 정인후를 맡아 열연한다. 

대통령 암살에 연루돼 정치 재판의 희생양으로 지목당했으나, 군인으로서 이를 받아들인 박태주. 그는 '행복의 나라'로 가기 위해 변호인단이 반드시 살리려는 인물이다. 자신을 죽게 만든 정치 재판에도 담담하게 "내가 선택한 일"이라며 임하는 박태주. 역사적으로 끝이 정해진 결말은 비장미를 더하며 세부적인 과정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돌아보게 만든다. 

합수단장 전상두(유재명)로 인해 불공정하게 돌아가는 재판, 군인으로서의 신념, 상관에 대한 신의 다소 갑갑해 보일지라도 이 모든 상황과 선택들이 박태주라는 인물을 완성한다. 그로 인해 목숨을 둔 기로에서도 유리한 진술조차 거부하는 박태주의 고집 앞에 변호인단을 대표하는 정인후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 

# 두 편의 유작, 한 명의 배우

'탈출'과 '행복의 나라', 두 편의 영화에서 이선균은 전혀 다른 인물상을 보여준다. 정치꾼이었으나 딸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부터 신념을 위해 목숨을 버릴 줄 아는 군인까지. 공통분모를 찾기 힘든 상이한 작품과 설정들 사이 유일한 유사점은 일말의 희생정신이다. 역설적이게도 더 이상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배우의 열연은 이 같은 설정을 더욱 빛나게 한다. 

두 작품에서 과거 이선균의 활약이 담긴 전작 속 면모도 찾아볼 수 있다. 유력 대선주자의 참모라는 점에서 영화 '킹메이커'를, 탈출 과정은 'PMC: 더 벙커'를 연상케 하기도. 지울 수 없는 여러 잔상 속에 이선균의 존재감은 여전히 살아 숨쉰다. 더 이상 볼 수 없는 한 배우의 마지막 길을 두 편의 영화가 장식하는 중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및 스틸 컷, CJ ENM·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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