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美침체 과장, 펀더멘털 믿고 투매보단 보유·분할매수로 반등 노려야” [투자360]
서정훈 글로벌주식팀장·신승진 투자정보팀장 연사로 나서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삼성증권이 최근 국내외 증시의 급락세를 불러왔던 미국발(發)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과도하다며 국내외 주식 자산을 가리지 않고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보유하거나 분할매수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함으로써 향후 반등 구간을 노려야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7일 오후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긴급 시황 점검 세미나 LIVE’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개최했다.
먼저 ‘글로벌 시장 점검 및 대응 전략’이란 주제로 강연에 나선 서정훈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주식팀장은 “‘삼의 법칙(sahm's rule)’은 미국의 경기 침체를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예고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도 “어떤 맥락을 통해 경기 침체가 도래했는 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코노미스트였던 클라우디아 삼 박사가 개발한 경기 침체 분석 기법인 ‘삼의 법칙’은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정훈 팀장은 “해당 법칙은 실업률 증가 그래프의 기울기만 보여줄 뿐, 절대적 레벨에 대해 따로 다루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면서 “현재 기록 중인 4.3% 실업률은 침체란 이름을 붙이기엔 다소 어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 소비 심리에 직접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노동 시장 해고율’이 몹시 차분하단 점 역시도 실업률이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서정훈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경기에 연동되는 (미국) 기업의 실적 전망(인덱스 전체 이익 전망치)도 상향됐고, 미 기업의 실적과 상관성이 높은 한국의 수출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도 실적 성장세가 급격히 후퇴할 가능성을 제한한다”면서 “시장금리 하락세 역시 실적 측면에선 우호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발생한 미 증시 빅테크(대형 기술주) 중심의 급락세와 한국 코스피·코스닥 지수,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 등의 폭락장세가 펀더멘털보단 심리적 요인이 크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경기 우려부터 인공지능(AI) 수익화에 대한 의구심, 지정학적 이슈 등 많은 돌발 변수들이 한꺼번에 몰아친 탓”이라며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한 11월 미 대선이 가까워지고 있고, 미 연준이 4년 만에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점도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대한 투자자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정훈 팀장은 8월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다수의 경제지표와 AI 대장주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기업들의 실적, 잭슨홀 컨퍼런스 등에서 나올 미 연준의 메시지를 점검하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봤다.
서정훈 팀장은 “다수 빅테크가 기술적 과매도 구간에 근접한 상황인 만큼 변동성 진정이 생각보다 더 일찍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빅테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투자자의 경우 현재 시점에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다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혹여 침체 우려가 더 심화하는 상황을 상정해도 빅테크의 강건한 대차대조표가 부실한 기업들과 분명한 차별적 움직임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단기간 변동성을 감내하는 것은 불가피할 수 있겠지만, 반등의 근거는 ‘펀더멘털에 이상 없다’로 귀결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다음 연사로 나선 신승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정보팀장 역시도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며 투매에 동참하기보단 보유 또는 분할 매수를 권고했다.
신승진 팀장은 “일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렴하게 빌려 미국 빅테크주 등 다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우려,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제재 가능성, 중동 지정학적 우려 재부각이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매크로(거시경제) 변수가 불확실할 때 봐야할 것은 수출 지표와 기업들의 실적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수출은 10개월 연속 성장을 이어오고 있으며, 수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9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 지표와 기업들의 실적 방향성이 아직 훼손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1조3000억원, 마이너스(-) 6조3000억원에서 올해 17조원, 8조3000억원으로 개선됐다.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28조3000억원, 15조6000억원이다.
신승진 팀장은 “주식 시장은 미래 이익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며, 지금은 일부 지표를 경기 침체 우려로 과도하게 해석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면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 수준까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보유 혹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반등 구간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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