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예중, 예고만이 길인가요?”..경기학교예술창작소 가보니
유명 강사진 초청, 학생 선발도 5단계 절차 거쳐
학생들의 예술분야 진로탐색에 도움, 만족도 높아
양주시에 전국 최대 제2경기학교예술창작소 조성 추진
[용인=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자 여기 이 컷에서는 집중선을 넣어주면 조금 더 강렬한 효과를 주겠지?” 6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성지초등학교 옆 건물의 한 교실에서는 미래의 웹툰작가를 지망하는 학생 10여 명이 전문강사(마스터)의 지도에 따라 태블릿에 자신의 꿈을 그려넣고 있었다. 또 다른 교실에서는 종이박스를 찢고 붙여가며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시키는 입체조형 수업이 한창이다.
지하 1층은 목공 및 드로잉, 지상 1층은 신체표현실과 청각표현실 및 녹음실, 2층은 신체표현실과 미디어·시각실 및 시각·물성 탐구실, 3층은 미디어·시각실과 개방형 스튜디오 및 신체표현실(공연장) 등 공간으로 조성됐다. 이곳의 특징은 수업 분야에 따라 언제든 교실 용도를 바꿀 수 있는 가변형 공간이라는 점이다.
이날 만난 마스터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이들이다. 입체조형 수업을 맡은 안재홍 마스터는 ‘서울국제조각페스타2017’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성현 웹툰 마스터는 십박이라는 필명으로 네이버 웹툰에서 ‘군인RPG’와 ‘방탈출’ 등 작품을 연재한 작가다.
안재홍 마스터는 “일단 평면보다 입체 위주로 물체를 만지니 기술적인 면도 전수하지만, 그것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할지나 생각을 어떻게 이끌어낼지에 대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교육방식을 설명했다.
조영민 경기도교육청 융합교육정책과장은 “이곳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는 전문 예술교육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있고, 본인 의지가 확고한지 보기 위한 절차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건물 곳곳에 자리한 학생들의 수준급 평면·입체조형 작품들은 이 같은 엄격한 선발 과정에 대한 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 뮤지컬 수업에 참여한 남지수(성남 이우고2) 학생은 “앞으로 연극과 뮤지컬을 하고 싶은데 이곳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무대에서 어떤 표현을 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두 딸이 모두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공부 외에도 미술 등 여러 프로그램을 겪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큰 아이가 작년에 이곳에서 조형 수업을 들은 뒤 건축디자인 쪽으로 진로를 정했다”며 “그래서 올해는 중학교 1학년 둘째도 진로를 찾아주기 위해 보내게 됐다”고 했다.
황영민 (hym8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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