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바겐세일, 쌀때 사놓자”...서학개미 한달 6000억 베팅

홍성용 기자(hsygd@mk.co.kr), 김태성 기자(kts@mk.co.kr) 2024. 8. 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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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美대선 투표 직전까지
S&P 500 지수 계속 올랐다”
일시적 조정 전망 이어지자
美지수추종 한달 6000억 매수
뉴욕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시황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한 달 동안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내림세에도 불구하고 개미들은 오히려 매수 규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 특성상 조정장에 돌입해도 결국 전고점을 웃돌면서 반등을 이뤄내 왔던 과거가 학습됐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 침체 우려가 불거졌음에도 오는 9월 미국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돼 훈풍이 일고, 11월 대선까지는 역사적으로 주가 상승이 이뤄졌다는 기대감도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개인들은 미국 나스닥과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세를 늘려왔다. 무려 6000억원이 넘게 들어왔다.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를 1712억원 매수했고, ‘TIGER 미국S&P500’도 1658억원을 매수했다.

특히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상품은 옵션 프리미엄으로 하락장 때 손실을 줄이면서도, 초단기(데일리) 옵션 전략으로 지수 상승 시에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매수 규모를 키웠다.

이밖에 ‘KODEX 미국S&P500TR’ 상품을 개인들은 한 달 새 735억원 사들였고, ‘ACE 미국나스닥100’도 412억원 매수했다.

글로벌 증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특정테마나 섹터보다 대표지수형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국내 ETF가 아닌 미국 증시에 직접 베팅하는 서학개미들도 많았다.

최근 한 달 동안 서학개미들은 나스닥 지수를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를 1억2819만달러(약 1764억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로 전체 2위였다.

나스닥 지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도 9668만달러(약 1330억원)를 사들였다.

역사적으로 미국 대선이 있는 해에는 미국 증시가 상승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통계도 개미들의 매수 동력이 됐다.

최근 10번의 미국 대선에서 7번의 경우 하반기 시작부터 투표 직전 달까지 S&P500 지수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2020년에도 하반기에만 5.47% 지수가 올라섰다.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개인들이 매수를 지속한 이유로는 미국 증시의 조정이 단기적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는 더 우세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미국 대선이 실시된 기간들을 살펴볼 때, 미국 증시의 변동성은 커지지만 우상향하는 패턴을 보였다. 아직 미국 경제가 침체 구간에 돌입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앞서 최근 한 달은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이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지난달부터 불거진 인공지능(AI) 버블론과 맞물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하락세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18403.74였던 나스닥 종합지수는 최근 1개월동안 -11.07% 하락하며 6일 기준 16366.86으로 마감했다. S&P 500지수도 최근 1개월간 -5.97% 하락해 조정 중이다.

한편, 최근 일주일 새 극심했던 증시 변동성을 따라 국내 ETF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요동쳤다.

이 기간 전체 순자산이 6조원 가까이 빠지며 두 달 만에 150조원 아래를 넘볼 만큼 추락했다.

‘패닉셀’이 해소된 6일부터는 다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지만, 향후 또다시 변동 장세가 이어지면 ETF 시장의 출렁임이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달 31일 156조7849억원이던 총 873종의 상장 ETF 전체 순자산 규모는 8월1일 157조8969억원으로 1조원 넘게 상승했다.

국내외 증시 하락세가 가팔라진 2일에는 155조3373억원으로 하루 만에 2조5596억원 줄었다.

코스피가 8.77%나 급락한 지난 5일에는 순자산 감소분이 4조6192억원에 달했다.

이날 ETF 전체 순자산은 150조7180억원까지 급감해 지난 6월18일 처음 150조원을 넘은 지 2개월여만에 150조원 선이 깨지기 직전까지 밀렸다.

증시가 진정세에 돌입한 6일에는 1946억원이 늘어나 2거래일 연속 이어진 순자산 감소세는 일단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기에는 KODEX 머니마켓액티브(2001억원) 등 이날 새로 상장한 ETF 3종의 순자산도 포함돼 있어 기존 ETF만 놓고 보면 다시 줄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날까지 5거래일 사이에 줄어든 ETF 순자산 규모는 무려 5조872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단(2777.68)과 하단(2441.55) 차이가 336.13으로 무려 12%나 벌어질 만큼 극심했던 증시 변동세가 ETF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국내 주식형 ETF의 일간 수익률은 8월1일 0.86%에서 6일에는 -9.3%까지 급락했다. 연초 대비 수익률도 6일에는 -10.19%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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