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협회는 안세영보다 위에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이정철 기자 2024. 8. 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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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이 없었다고 본인 마음대로 선을 긋는다.

안세영은 인터뷰에서도 여려 차례 밝힌 자신의 무릎부상 회복에 큰 도움을 준 한수정 트레이너가 지난 6월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계약만료로 올림픽에 같이 오지 못한 점을 꼬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나와 선수,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며 "(안세영은) 제대로 다 선수 생활을 했다. (부상) 오진이 났던 부분에 관해서만 파악해서 보도자료로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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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갈등이 없었다고 본인 마음대로 선을 긋는다. 보도자료를 내보내면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선수는 냅두고 오전 비행기로 먼저 한국에 들어온 상황.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이 뱉은 말 중에 이런 내용들이 들어 있었다. 그야말로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안하무인'이다.

안세영은 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5시55분 프랑스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상대로 2-0(21-13 21-16)으로 꺾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 ⓒ연합뉴스

금메달의 기쁨보다 이후 발생한 안세영의 발언이 더 큰 이목을 집중시켰다. 안세영은 "더이상 대표팀과 함께할 수 없다"며 대한배드민턴협회을 향해 불만을 표출했다. 대표팀을 떠나 개인자격으로 배드민턴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나타냈다.

안세영은 인터뷰에서도 여려 차례 밝힌 자신의 무릎부상 회복에 큰 도움을 준 한수정 트레이너가 지난 6월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계약만료로 올림픽에 같이 오지 못한 점을 꼬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수많은 불만들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들은 원래 오후로 예정되었던 입국 비행기편을 취소하고 오전에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오후 4시에 선수단과 같이 들어올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 것이다. 1분이라도 더 안세영과 대화를 나눠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에 먼저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그럼에도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은 당당했다. 김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심적으로는 가슴이 아프다. 사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무슨 잘못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이는데 (오후에 배포할) 보도자료를 보면 이해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연합뉴스

더불어 "나와 선수,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며 "(안세영은) 제대로 다 선수 생활을 했다. (부상) 오진이 났던 부분에 관해서만 파악해서 보도자료로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발언들이다. 갈등이 없었는데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마자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가. 상식적으로 보면 맞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김택규 회장은 갈등이 없었다고 말한다. 이는 안세영의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본인 마음대로 사건을 규정한 결과다.

이는 선수를 무시한 처사나 다름없다. 선수의 의견을 묵살하고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보도자료면 다 해결된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바로 이러한 점이 문제다. 선수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고 마음대로 하는 것. 그런데 문제점이 뭔지 아직도 모르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 자체가 안세영의 말에 신빙성을 더해준다는 것을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모르고 있다.

협회는 선수 위에 군림하는 조직이 아니다. 선수가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줘야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파리 올림픽을 마무리하는 이 순간까지 선수의 의견을 묵살한다. 안세영의 절규같은 외침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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