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방치, 구조돼도 안락사…금산서 병든 개 무더기 적발

유영규 기자 2024. 8. 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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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군 불법 농장에서 발견된 병든 개

충남 금산군의 한 불법 개농장·번식장에서 수십 마리의 개가 병든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군청이 임시 보호에 나섰습니다.

오늘(7일) 동물권단체 케어 등에 따르면 금산군청은 최근 추부면의 불법 개농장·번식장 운영 제보를 받고 현장에 방문해 방치 중인 개 87마리를 확인했습니다.

이곳은 미신고 농장으로 운영됐던 곳으로 시베리안 허스키·프렌치 불독, 웰시코기 도사견, 진돗개, 잡종 개 등 다양한 견종이 섞여 있습니다.

개들은 폭염특보 속에서도 시설하우스 내 뜬 장에 가둬져 있었고, 피부병과 눈병, 눈 함몰, 마비 증상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동물단체가 먼저 구조한 3마리 중 한 마리는 사흘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만큼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농장주 A(80대) 씨로부터 개 79마리에 대한 소유권 포기각서를 받은 군은 농장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상태를 살피고 있습니다.

군은 일부 개체를 동물보호소로 이송해 보호·입양 조치할 방침이지만, 대부분 개체는 건강 문제 등으로 안락사될 예정입니다.

군 관계자는 "A 씨가 1년여 전부터 농장·번식장 운영을 중단한 상태라, 불법 도살이나 유통 흔적을 찾을 수는 없었다"며 "보호하거나 입양을 보낼 수 있는 개체수를 군에서 정확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A 씨는 행정당국에 "유기됐던 개들이 불쌍해서 데려와 키웠다"고 밝혔지만, 동물단체는 잉여동물 처리 수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잉여동물은 번식능력을 잃거나 병에 걸려 상업적 가치가 없어진 동물을 일컫는데, A 씨가 이들을 맡아 죽을 때까지 방치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행위는 현행법상 개를 유기하거나 고의로 죽였다는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워 농장주와 번식업자 사이에서는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공공연히 악용되고 있습니다.

케어 관계자는 "87마리가 모두 노령에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었고 개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도 현장에서 발견됐다"며 "A 씨도 결국 시인했지만,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아직 없는 형편이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3월 경기 양평군에서는 60대가 본인의 주택에서 개 1천300마리가량을 방치해 죽인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는 번식업자로부터 번식능력을 잃은 개를 마리당 만 원에 받아 맡은 뒤 굶기고 방치해 죽게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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