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반발에도 불도저… 두산, 사업 재편 강행

양호연 2024. 8. 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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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합병비율 원안은 유지한 채 지배구조 개편 관련 증권신고서를 수정해 제출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는 전날 합병, 주식의포괄적 교환·이전 등 증권신고서에 관한 기재정정 공시를 제출했다.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이 포괄적주식교환을 통해 지분율 100%를 취득하려는 데는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밸류업을 이루고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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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신고서 정정한 후 재제출
로보틱스·밥캣 1대 0.63 유지
박정원(왼쪽 첫번째)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달 체코 플젠 시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두산 제공

두산그룹이 합병비율 원안은 유지한 채 지배구조 개편 관련 증권신고서를 수정해 제출했다. 여전히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주주들의 강한 반발에도 지배구조 개편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이를 수용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는 전날 합병, 주식의포괄적 교환·이전 등 증권신고서에 관한 기재정정 공시를 제출했다. 이는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이 정정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주주반발의 중심에 선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1대 0.63 합병 비율은 원안대로 유지된다. 앞서 시장에선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 산하로 보내며 교환 비율을 현재 시장 가격으로 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산은 기준 시가를 적용해 가치 평가를 한 것과 관련해선 공정하고 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가는 다수 시장참여자에 의해 주식시장에서 거래돼 기대하는 미래 현금 흐름이나 기대 배당 수익 등에 따라 형성된다는 이유다.

두산 측은 두산로보틱스 정정신고서를 통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신기술 확보 및 적시의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현금 확보 및 추가 차입여력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분할합병 과정에서 투자사업 부문에 속한 차입금 이관(7000억원) 및 중간지주회사로서 보유하던 두산큐벡스 등 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5000억원)으로 약 1조 2000억 원의 순차입금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기계 시장 글로벌 1위 기업"이라며 "로봇의 최대 시장인 북미·유럽 시장에서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과 통합한다면 북미·유럽 시장에서 고객에 대한 접점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이 포괄적주식교환을 통해 지분율 100%를 취득하려는 데는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밸류업을 이루고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또 두 회사가 하나의 회사가 아니면 주주간 이해관계에 따라 시너지 창출이 제한적이고, 향후 내부거래에 대한 주주간 이해 충돌 등 문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이 이 같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며 시장의 관심은 금융당국으로 쏠리고 있다. 금감원이 이번 정정신고서에 다시 보완 요청을 하지 않으면 두산의 사업구조 재편은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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