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솔하고 미흡하고··· 소연X큐브 천생연분[스경연예연구소]

(여자)아이들의 소연. 큐브엔터테인먼트

그룹 (여자)아이들의 소연과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가 결국 계약 종료 시기를 11월로 합의봤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6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에 “소연 님의 솔로곡 ‘이즈 디스 배드 비****** 넘버?’(Is this bad b****** number?) 무대 퍼포먼스 관련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당사는 어떠한 공식입장을 전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당사는 개인의 의견이 공식 입장처럼 번지게 되어 아티스트 소연 님과 (여자)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시는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하여 사과의 말씀과 함께 공식입장문을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또 “소연의 무대 퍼포먼스와 가사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언급된 시기는 계약 종료 시점이 맞으며, 재계약에 대해 원만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여, 앞서 계약 종료는 내년이며 ‘11월 계약 종료’라는 가사는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전했던 입장을 번복했다.

소연의 재계약 관련 논란에 대한 큐브엔터테인먼트 사과 공지. 공식 SNS

(여자)아이들의 소연은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진행된 2024 투어 ‘아이돌’ 진행 중 솔로 무대를 통해 “11월 계약 종료, 누가 날 막아”라는 랩 가사를 선보여 논란이 됐다. 일반적으로 아이돌 그룹에서 계약 관련 언급은 민감한 부분인 데다, 재계약 불발을 암시하는 듯 여겨지면서 팬들사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소속사 측은 소연의 돌발 퍼포먼스이며 (여자)아이들의 재계약 시점은 내년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소연은 SNS를 통해 “거짓을 적지도 굳이 회사에 숨기지도 않았다. 리허설도 모두 앞에서 수십 번은 보여가며 다 함께 만들어 간 무대”라고 반박했다. 이어 “어떠한 대응에 대한 우리 회사의 미흡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큐브 측은 부랴부랴 소연의 반박 내용을 인정하며, 끝까지 미흡한 대처로 논란을 일단락해 팬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소연의 퍼포먼스가 돌발 행동이었다고 치더라도, 그날 현장에서만 이미 8000명의 관객이 지켜본 퍼포먼스의 파장에 대한 대책이 회사 내부 논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마련돼 있어야 했다. 해당 공연일은 프레스 초청 관람이 있었던 데다, SNS 등을 통해 한번 논란이 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 큐브엔터테인먼트

그러나 무방비로 논란에 맞닥뜨리면서, 소연과의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게 했음은 물론,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계자가 ‘개인의 의견’으로 ‘거짓 보도’를 생산시킨 웃지 못할 상황을 만들고서야 4일간의 논쟁을 끝냈다.

무책임했던 소연의 퍼포먼스에도 대중의 쓴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굳이 팀 콘서트에서 계약종료를 알려야 했나’ ‘재계약으로 협박하나’ ‘내부적으로 조율하면 될 걸 과한 퍼포먼스’ ‘재계약 안 할 건가 보네’ 등 반응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과정이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재계약이 성사되든 아니든, 결국 이번 논란으로 인해 좋지 못한 이미지로 남을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제 K팝 팬들의 시선을 이들의 재계약 여부에 쏠렸다. (여자)아이들은 소연의 재계약 시점인 11월까지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과연 그 이후 소연, 그리고 (여자)아이들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불편한 동행을 택할지 혹은 새로운 길에 들어설지, 이목이 쏠린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