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가 사업 넘기라 지시"… 현금 큐텐서 쓰려했나

티메프 대표 검찰 출석 증언

류광진(왼쪽) 티몬 대표이사와 류화현(오른쪽) 위메프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 각각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위메프를 인수한 뒤 상품권 사업과 디지털·가전 사업 부문을 티몬에 넘기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번 증언으로 구 대표가 위메프 상품권 판매를 통해 확보한 현금을 그룹 차원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7일 서울중앙지검 압수물 포렌식 참관을 위해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 대표가 해당 지시를 했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저희 회사 실장들, 본부장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저는 위메프에 합류하기 전부터 주간 회의나 투자사나 오너가 하는 것들을 다 메모해둔다"며 "오늘 (검찰에) 적극 협조하고 제출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류광진 티몬 대표 역시 같은 자리에서 "(구 대표가) 지시한 것은 맞다"며 "디지털사업본부와 상품권을 통합하라는 지시는 (사실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구 대표가) 지시한 것을 회의 자리에서 직접 들었다"고 부연했다.

티몬 인수 과정에 대해서는 "저는 인수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고, 큐텐에서 근무하다가 발령이 났는데 그 땐 재무본부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큐텐의 자회사인 위메프와 티몬은 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빚은 뒤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한 상태다.

검찰은 구 대표가 위메프가 상품권 판매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그룹 차원에서 관리·활용하려는 목적으로 위메프의 상품권 사업 등을 티몬으로 이관한 것인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구 대표 등 핵심 경영진들의 자택과 큐텐, 티몬, 위메프 본사 사무실 등 10곳을 동시다발 압수수색했으며, 2일과 5일, 6일에도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현재 자구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적당한 투자자나 인수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류화현 대표는 이날 "가장 바라던 곳으로부터 최종 거절 통보를 받았다"고 언급하면서 추가 투자자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