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새 지도자에 ‘강경파’ 신와르…휴전협상 먹구름 끼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기획한 ‘강경파’ 야히야 신와르(62)를 새로운 최고 정치지도자로 선출했다. 하마스의 가장 강경한 인물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르면서 교착상태인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이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하마스는 텔레그램 성명에서 “신와르가 정치국장으로 뽑혀 순교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뒤를 잇게 됐다”고 밝혔다. 하니야가 지난달 31일 이란에서 암살된 지 엿새 만이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신와르가 정치국 지도부 만장일치로 선출됐으며, 그가 휴전 협상 대표단도 관할하게 된다고 전했다.
신와르는 2017년부터 하니야 뒤를 이어 하마스의 가자지구 조직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한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기획한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신와르는 하마스 내 강한 발언권을 갖고 있으며,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으며 번번이 협상 타결을 무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바 없는 신와르는 가자지구에 숨어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극단적인’ ‘결코 타협하지 않는’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신와르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되면서 휴전 협상이 더 어려워질 우려가 커졌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카타르에 거주하며 휴전 협상에 유연하게 대응하던 하니야와는 상황이 다를 가능성이 크단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신와르 선출을 두고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저항의 길을 계속 간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다만 함단 대변인은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신와르의 선출이 협상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에 대해서는 “(예상하기) 너무 이르다”면서도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하니야가 주도해온 기존 협상 과정에서도 신와르가 발언권을 갖고 있었던 만큼, 향후 협상에서도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 철군 등 하마스의 핵심 요구 조건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AP통신은 “신와르는 이스라엘 살생부 맨 윗줄에 적혀 있는 이름”이라며 “그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것에 이스라엘은 자극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걸어 다니는 죽은 자’라고 부를 정도로 신와르는 1순위 제거 대상이다. 이스라엘군은 행방이 묘연한 신와르에 대해 현상금 40만 달러(약 5억5000만원)를 내걸기도 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마스가 하니야의 후임 지도자로 테러리스트 신와르를 임명한 것은 그를 하루빨리 제거하고 이 사악한 조직을 지구상에서 없애야 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신와르에게는 오직 한 자리만 있다”며 “이는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한) 무함마드 데이프와 10·7 테러리스트 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최고위급 지휘관을 잃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대응할 의무가 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했다.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이 일주일을 기다리는 것은 처벌의 일부”라며 “확전을 선택한 것도, 이란을 공격한 것도 이스라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대응은 알라의 뜻대로 헤즈볼라와 ‘저항의 축’에서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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