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극우, 이민자 지원 시설 36곳 습격 모의
어린이 댄스 교실 흉기 난동 사건을 명분으로 영국 전역에서 반이민자·이슬람 폭력 시위를 벌이고 있는 극우 시위대가 30곳이 넘는 이민자 관련 시설을 습격하기로 모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극우주의자들이 단체 메신저방에서 미등록 이민자를 수용하는 이민자 센터와 난민 신청자에 도움을 주는 법률센터, 이민자 자선단체 등 36곳을 공격 목표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공격 대상으로 삼은 주소 중에는 극우 단체의 목표와는 관련 없는 시설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노팅엄셔 경찰서는 텔레그램에서 유포된 한 주소가 “취약한 노인의 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정보를 입수한 영국 정부는 이날 밤 키어 스타머 총리 주재로 긴급안보회의(코브라)를 열고, 긴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 6000명을 현장에 출동시키기로 했다.
왕립검찰청(CPS) 청장 출신인 스타머 총리는 시위 강경 대응 방침을 재차 밝혔다. 그는 “폭력 사태를 끝내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면서 “이번 주말 전에 (피의자에 대한) 실질적인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직접적으로나 온라인으로나 모든 관련자에게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우 시위대는 이날에도 이민자 임시 수용 시설에 물리적인 공격을 가했다. 사우스요크셔 로더럼과 스태퍼드셔 탬워스 소재 호텔 창문은 부서졌고, 건물에 불이 났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영국 정부가 소셜미디어와 허위정보가 극우 폭력 사태를 증폭시키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이 과정에서 해외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하이디 알렉산더 영국 법무장관은 대형 SNS ‘엑스’(옛 트위터)의 회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할 것을 촉구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앞서 자신의 엑스 계정에 “영국에서는 내전(civil war)이 불가피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의 사법제도가 극우 활동가보다 무슬림에게 훨씬 더 관대하며, 영국의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에 대한 탄압이 구소련 시대와 비견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알렉산더 장관은 라디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전’이란 단어까지 사용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우리 경찰이 심각하게 다치고, 건물에 방화가 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까 인터넷 플랫폼 소유주는 그런 힘을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영국 전역에서 극우 세력의 폭력 시위는 8일 내내 지속하고 있다. 영국 왕립검찰청은 6일까지 극우 활동 가담자 420명 이상이 체포됐고, 이 중 100여 명은 테러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피고인 중에는 온라인상에서 극우 활동에 가담한 사람도 포함됐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408011620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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