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악' 청문회, 3차까지 주1회 개최…여당 “1차도 안 했는데?”

노진호 기자 2024. 8. 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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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 두드리는 최민희 과방위원장. [사진 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 장악' 청문회를 3차까지 추가로 열기로 했습니다.

과방위는 오늘(7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 장악 관련 2차, 3차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청문계획서는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예정돼 있던 9일 1차 청문회에 이어, 14일 2차 청문회, 21일 3차 청문회가 추가로 열리게 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추가 청문회가 필요한 이유로 어제 있었던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현장 검증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이 의원은 "(어제) 자료는 못 받고, 직무대행의 황당한 태도만 보고 왔다"며 “책상을 내려치고 막말 비슷하게 하고 뒤돌아 앉고, 저는 그런 공직자가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방통위 현장검증에서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책상을 내리치며 “10명이서 수십 명을 끌고 와서 유세 부리듯”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고, 결국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했습니다. 이 의원은 “어제 자료를 하나도 못 받았기 때문에 2차, 3차 청문회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위원들 "자료 받지도 못해…추가 검증 필요"


6일 방송통신위원회 도착한 민주당 과방위원들 [사진 연합뉴스]

앞서 현장 검증에서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공영방송 이사 임명과 관련해 속기록 등 회의 자료를 요구했고, 방통위는 방통위 회의 규칙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방통위 회의 규칙은 '국회 등에서 적법한 절차를 통해 비공개회의의 회의록과 속기록을 요구하는 경우 의결을 거친 후 제출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현재 방통위는 1인 위원 체제로 의결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에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규칙보다 법이 우선이라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들었습니다. 해당 법 제2조에선 '국회에서 안건 심의와 관련해 보고와 서류 및 해당 기관이 보유한 사진·영상물의 제출 요구를 받을 경우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법률에도 불구하고 누구든지 이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과방위 전체 회의가 갑자기 소집돼 황당하다, 독단적이라고 하는데 공영방송 이사를 갈아치운 전체회의가 바로 그러했다”며 “그걸 검증하겠다는데 무슨 명분으로 막느냐”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위원들 "앞뒤 맞지 않는 탄핵 소추 뒤 무리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지난달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방송악법 저지 및 MBC 정상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여당 위원들은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오늘 갑작스럽게 전체회의를 열어서 지금 2차, 3차 청문회를 의결하는 까닭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부터 하고 나서 현장 조사, 조사 청문회를 하는 이런 자충수가 빚은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탄핵 소추를 해놓고 불법 증거를 찾겠다고 지금 무리수를 강행하며 방통위 업무도, 과학기술정보통신정책 논의도 마비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은 “오늘 회의 공지를 어젯밤 9시 22분에 받았다”며 “일방적인 것을 넘어 독단적인 회의 운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청문회에 대해 “1차도 안 했는데 2차를 하느냐”며 “김태규 부위원장을 불러내겠다는 것 이상 이하도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항의의 뜻으로 퇴장했고, 야당 위원들만 남은 상황에서 추가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습니다.

방통위 김태규 "정당한 소환 아냐"…9일 청문회 불출석


이진숙 방통위원장(오른쪽)과 김태규 현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사진 연합뉴스]
한편, 오는 9일 열릴 1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허익범·김동률·손정미·윤길용·이우용·임무영 차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은 일제히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김태규 직무대행은 불출석 사유로 “절차와 형식의 미흡으로 정당한 증인 소환 절차라고 보기 어렵다”며 “향후 별도의 날짜를 정해 주시면 참석해 성실히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아직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위원장은 앞서 지난 2일 청문회에 불참하면서 허리디스크 요통으로 인한 입원을 사유로 들고 진단서를 제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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