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운동가 가장한 中학자, ‘스파이 활동’으로 美서 유죄판결
민주화 운동가로 가장해 미국에서 중국 정부의 스파이로 활동해온 중국계 미국인이 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7일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뉴욕 동부연방지법 배심원단은 전날 미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중국 정부의 대리인 활동을 해온 중국계 학자 왕쉬쥔(76)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1994년 미국으로 이주한 왕쉬쥔은 뉴욕의 한 대학에서 동아시아학을 가르치다 2003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중국 교민이 밀집한 뉴욕 퀸즈 플러싱 지구에 정착해 2006년 ‘후야오방 자오쯔양 기념재단’을 설립했다. 각각 공산당 총서기를 지낸 후야오방과 자오쯔양은 중국 정부의 민주화 시위 강경 진압을 비판했던 인물들이다.
왕쉬쥔은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두 인물을 기리는 활동을 하며 공산당 정권에 대항하는 활동가들과 친분을 쌓고, 이들에 관한 정보를 중국 국가안전부(MSS)에 흘려온 것으로 미 검찰은 파악했다. 주로 홍콩과 대만, 소수민족 위구르·티베트의 독립운동을 돕는 이들의 연락처와 대화 내용을 유출해왔다고 알려졌다. 20년 가까이 이중생활을 한 왕쉬쥔은 MSS 요원으로 가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의 함정 수사로 덜미를 잡혀 2022년 3월 체포됐다.
RFA(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왕쉬쥔 측은 “중국 당국자들에게 민주화 운동 관련 정보를 넘긴 건 그들을 설득해 사회 변화를 촉발하기 위해서였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 측도 왕쉬쥔과의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검찰은 “(중국) 민주화 단체 설립자인 왕씨는 자신을 존경하고 신뢰한 사람들을 배신했다”고 반박했다.
미 법무부는 왕쉬쥔이 최대 2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형량은 내년 1월 9일 선고될 예정이다. 미 검찰은 MSS 요원 4명을 왕쉬쥔의 공범으로 기소했으나 이들은 미국과 범죄인 인도 협정을 맺지 않은 중국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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