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대량 실점으로 고민 커졌던 KT, 고영표는 살아나는 듯 하지만…
KT는 올해도 시즌 후반부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13승6패 승률 0.684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순위도 하위권에서 5강권까지 올렸다.
그러나 좀처럼 위 순위까지 치고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KT는 지난달 30일부터 8월4일까지 열린 5경기에서 단 1승만 거뒀다.
7월 KT는 선발진의 활약에 힘입어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한 달 동안 선발진 평균자책은 3.82로 NC(3.63)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번에는 믿었던 선발진이 무너진 게 컸다. 시작은 윌리엄 쿠에바스부터였다. 7월30일 한화전에서 쿠에바스는 6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다음날에는 국내 에이스 고영표가 5이닝 7실점 4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지 못했다.
8월1일 한화전에서는 엄상백이 5이닝 동안 11안타 2홈런 2사사구 3삼진 10실점으로 무너져 손을 쓸 수 없었다. 2일 창원 NC전에서는 웨스 벤자민이 5이닝 7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KT는 타선의 힘 덕분에 9-7로 가까스로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돌고 돌아 다시 4일 NC전 마운드에 오른 쿠에바스는 1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날 불펜 투수만 6명이 투입됐지만 5-15로 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에 대한 고민을 풀지 못한 채 광주로 넘어왔다.
5강 팀들과 격차가 크지 않다. 5위 SSG와는 1.5경기, 4위 두산과는 3경기 차이다. 그럼에도 이강철 감독은 6일 “위에 있는 이 팀들과의 차이가 얼마인가보다는 우리 전력이 좋아야한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고영표에 대해서는 “구위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엄상백은 최근 페이스가 좋았는데도 의문이다. 한화전에서 무너지기 전까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이 감독은 “엄상백도 좋았는데 갑자기 그날 한화에게 무너졌다”며 “벤자민도 7실점하고, 쿠에바스도 1회 4실점한다. 선발 투수 4명이 계속 안 좋다”며 한숨을 쉬었다.
쿠에바스는 직전 경기였던 4일 NC전에서 투구수 36개를 소화하는데 그쳤다. 그래서 당초 8일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벤자민의 날짜를 하루 뒤로 미루고 쿠에바스를 8일 경기에 올리기로 했다.
전국을 뒤덮은 더위도 영향이 없지는 않았다고 본다. 이 감독은 “올해가 가장 더운 것 같다. 선수들이 저렇게 힘들어하는 건 처음 봤다”고 했다.
걱정 속에서 고영표는 6일 KIA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마운드를 최대한 빨리 오래 지키려 했다.
1회 2사 후 볼넷을 내줬고 이어 최형우에게 3루타를 맞아 실점했다. 2회와 6회를 제외하고는 매 이닝 주자를 내줬지만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7회에는 추가 실점의 빌미를 줬다.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서건창의 타구를 처리하다 송구 실책을 저질러 무사 1·2루의 위기에 처했다. 박찬호를 6구째 접전 끝에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첫 아웃을 잡았다. 그러나 벤치에서는 더이상 그를 마운드에 둘 수 없었다. 김민을 투입해서 불을 끄려했다. 그러나 김민이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3루에 있던 대주자 홍종표의 득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꿨다.
1회 1점을 준 뒤 7회 추가 실점으로 0-2로 끌려간 KT는 그대로 패했고 고영표가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고영표의 기록은 6.1이닝 5안타 2실점 1자책이었다. 지난달 25일 SSG전 이후 2경기만에 다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것은 좋았지만 타선의 지원이 부족해 결국 또 패배하고 말았다. 이강철 감독도 쉽게 고민을 풀 수 없었던 경기였다.
광주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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