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유세’ 나선 해리스-월즈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공화당 “급진 좌파 듀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첫 공동 유세를 벌였다. 월즈 주지사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의원을 향해 “끝장나게 이상하다”(weird as hell)라고 날을 세우며 ‘공격수’ 역할을 예고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템플대학에서 연 유세에서 월즈 주지사를 소개하며 “중산층을 위한 전사이자 미국의 약속을 믿는 애국자”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번 대선 레이스의 약자(언더독)”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근본적인 자유를 되돌리려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아버지의 권유로 열일곱 살에 주 방위군에 입대해 24년 동안 자랑스럽게 이 나라의 군복을 입었다”며 네브래스카 시골 마을에서 자라난 인생 여정을 이야기했다. 부통령 후보로 첫 데뷔전을 치른 그는 친근한 이미지와 유머를 섞은 언변을 선보이며 유세장을 가득 채운 1만여명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부통령 후보의 요건으로 자신과의 ‘케미’를 주요하게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 해리스 부통령은 월즈 주지사가 연설하는 동안 여러 번 함박웃음을 짓거나 박수를 쳤다.
월즈 주지사는 특히 중서부 지역(오하이오) 출신 ‘흙수저’ 배경을 내세우는 밴스 의원을 향해 “그건 중부 미국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그와 토론하기를 고대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밴스 의원이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투자업계를 거쳐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명성을 얻은 이력을 겨냥해 그가 자신과 달리 ‘평범한’ 중서부 주민이 아닌 ‘엘리트’라고 주장하며 경합주 표심 확보 경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서부 서민 가정 출신의 백인 남성인 월즈 주지사와 밴스 의원은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경합주 승부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당의 기대를 업고 양당의 부통령 후보로 낙점됐다. 10대 시절 군에 입대했고 학부를 주립대에서 다닌 성장 배경을 공유하는 두 사람은 이념적으로 대척점에 있어 앞으로 대선 레이스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캠프는 부통령 후보 발표 몇 시간 만에 2000만달러(약 275억원)의 후원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를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좌파 듀오”라고 싸잡아 공격하고 나섰다. 월즈 주지사는 미네소타의 공화당 우세 지역구에서 6선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는 동안에는 온건파로 분류됐다. 하지만 2018년 주지사에 당선된 뒤에는 특히 노동·여성·복지 분야에서 여러 진보적 정책을 관철시켰다. 공화당의 공격은 이런 월즈 주지사를 ‘급진 좌파’로 낙인찍어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유세가 있기 몇 시간 전 같은 장소에서 유세를 한 밴스 의원은 월즈 주지사 발탁에 대해 “해리스가 민주당의 극좌파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가 경합주 순회 유세를 벌이는 동안 밴스 의원도 비슷한 지역을 도는 ‘맞불 유세’를 전개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의 조시 셔피로 주지사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해석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공영방송 NPR·PBS와 마리스트의 전국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51%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8%)을 3%포인트 차로 제쳤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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