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재 털어낸 셀트리온, '짐펜트라' 앞세워 하반기 고공행진 예고
상각 비용 2분기 반영 완료…하반기 영업익 개선 본격화 전망
상반기 수익성 악화 요인을 해소한 셀트리온이 하반기 실적 개선세에 박차를 가한다. 이 회사는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액을 경신했지만, 합병에 따른 무형자산 판권 상각비용 반영 등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상반기 상각 완료와 하반기 고수익성 제품인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명) 실적 반영 본격화에 또 한번의 연간실적 경신을 예고 중이다.
셀트리온은 상반기 매출액 1조6117억원, 영업이익 879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7% 증가하며 역대 반기 최대치를 거둬들였지만, 영업이익은 75.9%나 감소했다.
상반기 역대급 매출 달성에도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친 이유는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따른 재고 자산 합산으로 높아진 원가율과 무형자산 상각비용이다. 증권업계는 셀트리온의 판권 관련 상각비용이 상반기 동안 분기별 600억원 가량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8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상반기 최대 매출액 달성에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만 하반기 셀트리온의 실적 흐름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무형자산 판권 상각이 2분기 완료되면서 수익성 개선 구간에 진입하는데다, 매출 증가세에 따른 재고 소진에 원가율 역시 가파르게 나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익성 악화에도 우상향하던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램시마와 트룩시마 등 기존 제품 호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3월 미국 출시한 짐펜트라의 매출 본격화가 핵심 동력이다.
짐펜트라는 최근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모두와 등재 계약을 완료하며, 출시 5개월 만에 현지 보험시장의 약 75%를 아우를 수 있게됐다. PBM은 미국 의료보험시장에서 처방약 관리 업무를 대행해 목록 등재가 판매로 직결될 만큼 막강한 영향을 지닌다.
3개 PBM 중 출시 4월 목록 등재에 성공한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SI)를 통한 처방이 6월부터 환급되기 시작한 만큼, 나머지 2개사 가세로 인한 하반기 실적 개선 효과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짐펜트라가 시장에 자리잡는 4분기쯤엔 분기 매출 1조원 달성 전망도 나온다.
짐펜트라는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매출 외형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품목으로 꼽힌다. 피하주사 제형인 짐펜트라의 단가는 정맥주사 제형인 램시마 대비 2~3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신약 특성상 비교적 가격 인상 전략 선택과 미국 시장 특유의 리베이트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후속 파이프라인 가세와 생산력 증대 역시 중장기 호재다. 셀트리온은 올 들어 졸레어 시밀러 '옴리클로' 유럽 허가(5월)를 비롯해 6월 스텔라라 시밀러 '스테키마' 유럽허가, 아일리아 시밀러 '아이덴젤트' 유럽허가 권고를 획득했다. 아이덴젤트가 연내 허가를 얻어낼 경우 셀트리온이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 가능한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6종에서 9종으로 늘어난다.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인 '악템라'와 '프롤리아' 시밀러가 가세하는 내년엔 11개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생산능력 6만리터 규모 3공장은 연내 상업생산에 돌입하며 파이프라인 확대를 뒷받침 한다. 3공장 가동시 셀트리온의 연간 생산능력은 총 25만리터로 확대된다. 특히 3공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특화돼 다양해지는 파이프라인 수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분기당 600억원 내외로 반영되던 영업권 상각비가 줄어들면서 회계적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하는 구조"라며 "하반기에는 고마진 제품인 짐펜트라 매출 증가로 실적이 더욱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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