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포비아’, 매 맞는 차주들…아파트 지하주차장서 쫓겨나기도

권준영 2024. 8. 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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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소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사고 여파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소재의 한 아파트는 화재 사고 이틀 뒤인 지난 3일 전기차 지하 주차장 출입 금지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 72대가 전소하고 주민 400명이 임시 대피소에 머물게 되면서 다른 아파트에서도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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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소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사고 여파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금지하거나 앞으로 마련할 전기차 충전소 지하주차장 설치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전기차주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화살이 전기차로 향하는 것을 두고 "전기차 탄다고 죄인이 됐다"는 성토가 쏟아지기도 했다.

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 및 입주민 카페 등지에서는 전기차 지하 주차를 금지해야 한다는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입주자 대표 회의에서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한 회원은 "전면 지하 주차 아파트인데 전기차를 지상에 대라는 의견이 나온다"며 "유료 주차장에 대라는 말까지(한다)"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거주 중인 아파트에 지상 주차장이 없다는 취지의 글엔 "인근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이라도 확보하라"는 댓글이 달렸다.

실제로 서울 소재의 한 아파트는 화재 사고 이틀 뒤인 지난 3일 전기차 지하 주차장 출입 금지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약 500세대 규모의 해당 아파트에는 30대의 전기차가 등록돼 있으며 차주 전원이 이같은 조치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민 의결에 따라 지하 주차장에 설치돼 있던 충전설비는 아파트 단지와 가장 먼 지상 공간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최근 전기차 지하 주차를 두고 주민들이 난색을 표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 72대가 전소하고 주민 400명이 임시 대피소에 머물게 되면서 다른 아파트에서도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화재 사고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는 지난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매년 오름세다. 이 기간에 주차·충전 중 불이 난 건수는 총 62건으로 집계됐다.

현행 친환경자동차법은 100세대 이상인 아파트 및 공동주택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2년 1월 27일 이후 건축 허가를 받은 시설의 경우 전체 주차면의 5% 이상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에 대비한 소화 시설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 구역과 관련된 소방 안전 규제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인천 아파트 화재 역시 방화벽 등 안전 설비가 없어 피해가 컸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 전지는 불이 나면 일반 소화기나 물로는 쉽게 꺼지지 않고, 유독가스가 발생한다.

한국화재안전기준에 따르면 안전한 전기차 충전설비의 위치는 △옥외 △별도로 분리된 충전 전용 건물 △주차전용 건물 옥상 △건물 내(지상) △건물 내(지하)' 순이다. 안전기준은 전기차 충전 설비를 가급적 지하에 설치하지 않도록 하고, 부득이 지하에 설치하는 경우엔 지하 2층 이내 건물 입구 또는 경사로 근처에 배치하도록 명시돼 있다.소방당국은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역시 오는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함께 불이 난 벤츠 차량에 대해 2차 합동감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소방본부는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서구 청라 아파트 방재실에서 화재 수신기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을 실시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며 "화재로 아파트 전산망이 고장 난 것에 대해 로그인 기록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소방본부는 수신 기록을 확인한 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 기계적 결함 때문인지, 아니면 인위적으로 조작했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인위적으로 누군가 꺼 놨을 경우 소방사법팀에서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5일 소방당국, 국과수와 폭발과 함께 처음 불이 시작된 벤츠 전기차에서 배터리팩 분리에 실패함에 따라 오는 8일 서구의 한 자동차공업사에서 2차 합동감식을 벌인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로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이 빨리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속하게 화재 원인 등을 밝히는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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