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고문하는 것도 아니고”...삼성, 올해만 벌써 3번째 반도체 루머로 골머리
반도체 전문가들 사이에선 삼성 HBM3E의 엔비디아 납품 여부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3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한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조만간 공급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며 4분기부터 HBM3E(8단) 공급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들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혀 사실상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이날 오전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4%대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엔비디아 검증 통과설에 이미 지난 5일 코스피 폭락장 속 10% 넘게 주가가 하락하며 이날 저가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자사의 HBM을 공급해 AI반도체 시장에서의 지위 확보를 공고히 하고 실적 개선을 이루는 것이 절실한 삼성전자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로이터통신을 통해 제기된 엔비디아 검증 통과 관련 보도만 벌써 3번째다.
이날 엔비디아 검증에 통과했다는 보도 이전에 이미 로이터통신은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삼성전자 HBM이 엔비디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발열 문제에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즉각 공식 입장문을 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혀 해당 보도를 반박했다.
그러나 반도체 발열은 심각성이 작지 않은 문제다보니 삼성전자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홍역을 치뤄야했고, 주가는 하루 만에 3.07% 떨어졌다.
7월 24일에도 로이터는 “삼성 HBM3E가 엔베디아의 퀄테스트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224억원어치 팔아치웠고, 주가는 전일대비 2.26% 하락했다.
삼성 측의 반박에도 삼성전자 주주들이 “희망고문하는 것이냐” 등의 원망 섞인 반응을 보이며 동요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HBM 생산 공정에 SK하이닉스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는 ‘오보’나 파운드리 사업부의 반도체 웨이퍼(반도체 재료가 되는 얇은 판) 20만장 폐기설로 8만원선이었던 주가가 깨진 바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어 “업계 최초 개발 및 샘플 공급한 HBM3E 12단 또한 이미 양산 준비를 마쳤고 복수의 고객사들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에 공급을 확대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불거진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설계 결함 논란 등이 변수란 의견이 있다. 차세대 GPU인 ‘GB200’은 HBM3E 8개를 탑재한 ‘B200’ 2개와 중앙처리장치(CPU)를 붙여 ‘슈퍼칩’이라고 불린다.
엔비디아가 HBM3E를 탑재한 GB200의 설계 등을 다시 검토할 경우 삼성전자의 HBM3E 공급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위원은 “삼성 HBM3E의 엔비디아 납품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며 “현재 진행중인 삼성 HBM3E 8단과 12단 퀄테스트는 결국 얼마만큼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을 삼성이 충족하냐의 문제이지 당장 (납품을) 하냐 못하냐로 접근하는 것은 단순한 시각이고, 시장의 관심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문위원은 최근 불거진 엔비디아의 GB200 결함 논란이 삼성 HBM3E의 엔비디아 납품 시간을 늦출 수 있는 변수로 봤다.
그는 “엔비디아가 해당 제품의 결함을 바로 잡는 기간 동안 이미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고 있는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납품을 준비 중인 삼성전자 역시 생산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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