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람도 힘든데 동물은 더하죠"…기록적 폭염에 축산농가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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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가까이 소를 키우는데 이렇게 더운 건 또 처음이네요."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2주째 계속되면서 경기도 내 최대 한우 집산지 안성에서는 축산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근의 축사에서 90마리의 소를 키우는 심모(60) 씨도 이번 폭염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접한 평택의 축산 농가도 폭염에 지친 소를 관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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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값 하락·사룟값 급등에 '삼중고'…"더위에 지쳐 먹지도 않아요"
(안성·평택=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40년 가까이 소를 키우는데 이렇게 더운 건 또 처음이네요."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2주째 계속되면서 경기도 내 최대 한우 집산지 안성에서는 축산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축사에서 만난 강모(68) 씨는 더위에 헐떡거리는 소들을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축사 천장에는 대형 환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축사 안은 마치 한증막에 들어온 것처럼 덥고 습한 기운이 확 몰려왔다.
한우 등 160마리를 사육 중인 강씨는 사육 공간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40㎡ 남짓한 구획마다 평소 4마리씩 두던 소를 3마리로 줄여 놨다.
사료에는 영양제를 섞어 급여하고 자동 급수대가 마르지 않게 들여다보느라 종일 바쁜 손을 놓을 틈이 없다.
강씨는 "축사 2개 동에 대형 환풍기를 24시간 틀다 보니 전기료만 한 달에 수십만원씩 더 나온다"며 "게다가 갈수록 사룟값은 올라가고, 최근 솟값은 떨어져 농가들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푸념했다.
수입에 주로 의존하는 사룟값이 계속 오르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최상급 한웃값이 1천만원에서 800만~900만원 정도로 떨어지면서 축산 농가는 출하 때마다 손해라고 한다.
강씨는 얼마 전 수천만 원에 달하는 사룟값 결제 독촉을 받아 급하게 출하를 준비 중이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여름철 소에 급여하는 영양제나 사룟값 지원을 조금만 더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의 축사에서 90마리의 소를 키우는 심모(60) 씨도 이번 폭염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4시간 대형 환풍기를 틀어놓는 것은 물론, 우사에 깨끗한 물 공급이 끊이지 않게 수시로 신경 쓰고 있지만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위에 소들이 폐사라도 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심씨는 "올해 더위는 너무 오래가는 데다가 습하다는 게 문제"라며 "우리 농장은 송아지 생산 전문이라 타격이 덜하긴 한데 비육(고기용 소 사육)하는 분들은 출하해도 한 마리당 200만~250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계약 사육을 하는 대형 농가는 몰라도 개인 농장들은 정말 버티기 어려울 정도"라고 강조했다.
인접한 평택의 축산 농가도 폭염에 지친 소를 관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팽성읍에서 30년 넘게 200마리의 한우를 키우는 최모(65) 씨는 "더위에 지쳐서 급여량이 절반 정도로 떨어져 걱정"이라며 "환풍기를 상시 가동하느라 전기료가 평소의 2배인 100만원씩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축산 농가에 보조를 많이 해주고 있지만 갈수록 지원 예산은 규모가 줄고 있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좀 더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성과 평택에는 지난달 24일 오후 5시 30분을 기해 내려진 폭염경보가 입추인 이날까지 14일간 계속되고 있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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