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30대 태권도 관장...아동학대 살해 혐의 적용

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4세 어린이를 심정지 상태로 빠뜨린 관장이 지난달 14일 오후 경기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경기 양주시 한 태권도장에서 4세 어린이를 거꾸로 매트에 말아 넣는 등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태권도 관장이 아동학대 살해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검은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위반(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태권도 관장 3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7시 20분쯤 양주시 덕계동의 한 태권도장에서 자신이 말아서 세워놓은 매트 사이에 관원인 B(4)군을 거꾸로 넣어 27분간 방치,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B군이 “꺼내 달라”고 수차례 외쳤지만 이를 무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의식불명 11일째인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30분쯤 끝내 숨졌다. B군 가족들은 B군의 회복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병원 측과 협의해 연명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군을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이 ‘질식에 의한 뇌 손상’으로 1차 소견을 냈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으나, B군이 사망하면서 검찰은 아동학대 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B 군이 사망한 사실을 감안해 A씨에게 살해 고의가 있다고 보고 의료 전문가의 자문을 종합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수사 결과, A씨는 B군의 “꺼내 달라”는 외침과 태권도장 사범들의 구호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관장실 내 설치된 방범카메라(CCTV) 화면을 통해 B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아무 조치 없이 장시간 방치했다.

A씨는 B군이 혼수상태로 발견된 이후에도 적절한 구호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라 CCTV 영상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고도 했다. A씨는 응급구조 과목을 수강한 아동체육학 이수자, 유소년스포츠지도자 자격증 소지자로 B군의 응급조치가 가능했으나 하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또 검찰은 복구된 태권도장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피고인이 매트에 넣기 직전 피해 아동을 때리는 등 피해 아동을 추가로 학대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확보한 추가 CCTV 복구 영상에서 피고인이 이전부터 피해아동을 지속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경찰과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이 부분에 대해 철저히 수사 후 법리와 증거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씨에게 또 다른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 아동들의 고소 사건 수사와 나머지 아동들에 대한 전수조사는 경기북부경찰청에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