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 이혜리 "'응팔' 덕선은 내 마스터피스, 이겨도 서운할 듯"[인터뷰]③
이혜리는 7일 오전 영화 ‘빅토리’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빅토리’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혜리는 극 중 춤생춤사 센터에 힙합 외길만 바라봤지만, 서울에서 온 전학생 세현(조아람 분)을 통해 우연히 치어리딩을 접하게 되며 새로운 열정을 갖게 되는 주인공 ‘필선’ 역을 맡아 비타민 같은 에너지를 발산했다.
이혜리는 ‘빅토리’에서 처음으로 거제 사투리 연기에 도전하는가 하면, 약 6개월에 걸친 혹독한 연습을 통해 오락실 펌프 댄스부터 힙합, 치어리딩까지 난이도 높은 퍼포먼스들을 선보였다. 특히 이혜리는 다소 까칠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정이 깊고 의리 빼면 시체인 ‘필선’의 순수한 걸크러시 매력을 자신만의 색깔로 개성있게 표현했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이혜리가 극 중 고등학생을 연기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배우 이혜리의 존재감을 제대로 알린 첫 작품,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성덕선’ 캐릭터도 극 중 고등학생이었다. 지난 5일 시사회로 먼저 베일을 벗은 ‘빅토리’는 이혜리의 대표작 ‘응답하라 1988’(이하 ‘응8’)과 극 중 캐릭터의 성격부터, 영화의 배경과 주제가 다른 작품이다. 하지만 이혜리가 맡은 역할이 고등학생이라는 점, 두 작품 모두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소재를 내세웠기에 전작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겹쳐보이진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이혜리는 이에 대해 “고등학생 연기의 경우 ‘빅토리’ 촬영할 당시 생각한 게 ‘생각해보니 나 작품에서 교복입은 적이 없네’ 생각이 들더라”며 “교복을 입고 작품을 찍은 게 거의 처음이거나 굉장히 짧은 순간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랜만이었다. 다만 제 나이가 고등학생 나이가 아니니 고등학생처럼 안 보이면 어떡하지 걱정은 살짝 있었다”고 답했다.
자신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응8’ 덕선이와 비교를 받거나 함께 거론되는 시선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이혜리는 “덕선이가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빅토리’ 시사회에 와주셨던 드라마 PD님도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영화 ‘빅토리’를 보시고 ‘제가 나온 작품들 중에 응8 빼고 제일 재밌게 봤다’고 해주시더라. 그래서 제가 ‘응8 빼고라는 말은 뭐예요?’라고 물었다. 그러니 ‘응8은 그냥 너의 마스터피스’라고 말해주시더라”는 최근 일화를 들려줬다.
이혜리는 “저는 그 말이 완전한 극찬으로 들렸다. 얼떨결에 ‘감사하다’ 대답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PD님의 그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며 “제 다른 캐릭터가 덕선이를 이기면 오히려 저는 너무 서운할 거 같다. 그만큼 덕선이는 제 제 영원한 마음 속 마스터피스”라고 ‘덕선’ 캐릭터를 향한 남다른 애정과 애틋함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빅토리’의 필선이가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인 만큼, 보시는 분들은 스크린 속의 제 모습을 필선이로 봐주실 것이다 그런 욕심은 조금 있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필선’이란 캐릭터의 매력과 시나리오의 완벽함 때문에 출연을 고민한 적도 있었다고. 그는 “보통 시나리오를 보다 보면 이런 부분들은 좀 바꾸고 싶다 나아지면 좋겠다 생각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빅토리’는 그런 부분이 없이 쑥쑥 잘 읽히더라”며 “최근에 읽은 시나리오 중에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혜리는 이날 인터뷰 내내 ‘빅토리’를 향한 남다른 애정과 각별한 감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보고 눈물을 흘린 게 ‘빅토리’가 처음이었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내가 저런 삶을 살아보지 않았는데도 나의 옛날 시절로 돌아간 것 같고, 그리운 어떤 시절을 끄집어낸 거 같은 느낌이라 뭉클한 마음이 생기더라”며 “그런 순간들이 저를 울린 거 같다. 저도 시골에서 자랐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어린 시절 추억도 많고 어린 시절에 막 뛰어놀았던, 늘 제 가슴에 있는 시절이 있다. 그런 시절들을 자극하는 작품같다”고 이유를 전했다.
또 “특히 촬영할 땐 필선과 미나(박세완 분)의 관계가 저에겐 너무 벅차오르는 느낌이더라. 아네게 과연 미나같은 친구가 있을까, 다른 누구한테는 미나같은 친구가 있을까? 필선이는 그런 친구가 있네, 그만으로 너무 큰 힘이 될 것 같더라”며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제가 필선이일 때도 뭉클했고, 혜리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도 벅차오르더라”고 강조했다.
‘빅토리’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첫 삽도 못 뜬 GTX-C, 2028년 개통 물건너갔다
- 김영삼 전 대통령 장남 김은철씨 별세…향년 68세
- "오빠한테만 땅 상속" 10년 뒤 소송 나선 세자매…법원 판단은?
- 김우진·임시현·오상욱 중 한국선수단 MVP 누가 될까[파리올림픽]
- 金 회식이 ‘김치찌개’? 결국 김연경이 지갑 열었다…배구협회도 재조명
- 40대 조기전역, 장기복무 '바늘구멍'…직업군인은 '비정규직'
- “의지하던 트레이너가”…“원동력은 분노” 안세영, 그 이면엔
- 쿠팡, 분기 매출액 첫 10조원에도 적자…"공정위 과징금 영향"(재종합)
- “잠자는 공주?” 낮잠 자다 금메달…우크라 미녀 선수 화제 [파리올림픽]
- '대폭락' 뒤 반등에도 여전한 ‘공포’…추세 반전 모멘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