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선수 "셀카 외교", 파리 올림픽 '스포츠맨십' 명장면 꼽혀

장수현 2024. 8. 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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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북한 탁구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이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맨십' 명장면 중 하나로 꼽혔다.

미국 피플지는 7일(현지시간) 이제까지 파리 올림픽에서 나왔던 스포츠맨십이 드러나는 명장면 12개를 선정했다.

3위엔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남자 체조 선수 하시모토 다이키(일본)가 금메달 경쟁을 벌이던 장보잉(중국)의 연기 순서가 되자 관중석을 향해 조용히 해달라는 동작을 한 장면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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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플지가 뽑은 12개 명장면
탁구 단체 사진…"올림픽 정신 보여줘"
'체조 전설' 바일스의 경쟁자 축하가 1위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신유빈과 임종훈이 북한선수단, 중국 선수단과 셀카를 찍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한국과 북한 탁구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이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맨십' 명장면 중 하나로 꼽혔다.

미국 피플지는 7일(현지시간) 이제까지 파리 올림픽에서 나왔던 스포츠맨십이 드러나는 명장면 12개를 선정했다. 이 중 남북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순간이 6번째로 소개됐다.

이번 대회 탁구 혼합 복식에서 북한의 김금영, 리정식이 은메달을 따고 우리나라의 신유빈, 임종훈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들은 시상식을 마친 뒤 우승한 중국 선수들과 함께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었다.

피플지는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이를 '셀피 외교'라고 부르며 최근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나온 장면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미 타임스지도 사진 촬영에 대해 "한국전쟁 이후 남북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 셀카는 올림픽의 진정한 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로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자 우승 축하하는 모습

지난 5일 체조 여자 마루운동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레베카 안드라데(중간)가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시몬 바일스(왼쪽)와 조던 차일스(오른쪽)가 양옆에서 축하를 해주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스포츠맨십 명장면 1위로 꼽힌 건 체조 여자 마루운동 시상식이었다. 미국의 '체조 전설' 시몬 바일스는 당초 5관왕(개인종합·도마·평균대·마루·단체전)을 목표로 했지만 자신의 주 종목인 마루운동에서 실수를 반복해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하지만 은메달을 딴 바일스와 동메달 조던 차일스(미국)는 안드라데를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일 안드라데가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이들은 양옆에서 무릎을 꿇고 두 팔을 앞으로 뻗어 존경심을 표하는 '축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역대 올림픽 체조 경기를 통틀어 흑인 선수 3명이 1~3위를 모두 차지한 게 처음이라는 점도 이날 시상식을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2위는 여자 럭비 시상식 장면으로, 지난달 30일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 등 메달을 따낸 각국 대표팀이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다. 매체는 "경기 중엔 그토록 치열하게 싸운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면 모두 친구라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일본 남자 기계체조 선수 하시모토 다이키가 지난달 31일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개인종합 결승전에 참가한 모습. 파리=AP

3위엔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남자 체조 선수 하시모토 다이키(일본)가 금메달 경쟁을 벌이던 장보잉(중국)의 연기 순서가 되자 관중석을 향해 조용히 해달라는 동작을 한 장면이 선정됐다. 경쟁 관계이지만 선수가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장보잉은 남자 개인종합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다이키는 아쉽게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31일 트라이애슬론에서 은메달을 딴 뉴질랜드의 헤이든 와일드(왼쪽)가 금메달을 딴 앨릭스 이(영국)를 축하해주고 있다. 파리=AP

4위에는 트라이애슬론 남자부에서 막판 400m 동안 자신을 추월해 금메달을 따낸 알렉스 이(영국)를 축하하는 은메달리스트 헤이든 와일드(뉴질랜드)의 모습이 올랐다. 와일드는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사랑한다 친구. (너는) 올림픽 챔피언 자격이 있어"라고 적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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