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쓰지마"…미국, 전기차 이어 車소프트웨어 빗장 거는 속내는

양지윤 2024. 8. 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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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8월 중국산 車 소프트웨어 판매 제한 임박
새 부품 공급원 찾게 단계적인 조치 취할 듯
"중국산 차 확대 전 소프트웨어 등 제한"
지난주 EU·한국·일본 등에 커넥티드카 제한 관련 논의
"향후 소프트웨어 내장 모든 하드웨어로 확대 가능성 커"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자동차 업계가 커넥티드카(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자동차)의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시간을 벌게 될 것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바이두의 무인택시가 운행하고 있다. (사진=AFP)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미국에서 중국산 차량 소프트웨어 판매 제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르면 8월 중 중국 기업들이 운전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중국으로 전송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산 차량 소프트웨어를 미국에서 판매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새 조치에는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과 테스트에 대한 제한도 함께 포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판매 제한은 단계적으로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자동차 제조사가 새로운 국내 공급원이나 공급품을 찾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익명의 소식통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기술에 대한 규제가 계류 중인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자동차가 미국에서 널리 보급되기 전 조치를 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산 전기차의 경우 기본 관세 2.5%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추가로 25%를 추가, 관세율을 27.5%로 올렸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100%로 대폭 상향해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입지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이 중국산 차량 소프트웨어에 대한 견제에 나서게 된 계기는 지난 3월 바이든 행정부가 사이버 보안 위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다. 최근 휘발유와 전기차 모두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장치를 장착, 해킹의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정책 지원 덕분에 전기차와 스마트 차량 부품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중국 전기차 기업 BYD는 지난해 4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미국 테슬라를 추월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커넥티드 차량 관련 기술 부문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지난주 호주, 캐나다, 독일, 유럽연합(EU), 인도, 일본, 한국, 스페인, 영국 대표들과 커넥티드카 제한에 초점을 맞춘 회의를 열었다.

앨런 에스테베즈 미국 상무부 산업 및 안보담당 차관은 지난달 회의에서 차량 소프트웨어와 부품에 대한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달 말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움직임에 앞서 독일 자동차 업계, 포드 자동차, 한국 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체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잠재적 규제의 범위를 제한하고 자동차 제조업체가 공급망을 조정할 시간을 줄 것을 촉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새로운 조치는 차량 데이터를 수집하는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지만, 향후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하드웨어로 확장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현재로서는 차량 데이터를 수집하는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프트웨어가 내장된 모든 하드웨어 시스템도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나 라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정부와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라이몬도 장관은 지난 5월 미국 의원들에게 “중국산 커넥티드카의 경우 베이징에서 생산되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제어된다”며 “운전자의 위치부터 대화 내용까지 모든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그 정보는 중국으로 바로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자들은 중국산 차가 미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미국의 지적을 일축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억압하고 있다고 맹비난 한 바 있다.

미국 국방부는 보안 문제를 이유로 중국산 라이다 제조업체인 헤사이그룹을 제재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미국 라이더 제조업체인 오스터도 중국산 라이더를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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