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19세 맞나' 2연속 5아웃 SV라니, "20SV보다 가을야구" 신인왕 0순위의 다음 목표

안호근 기자 2024. 8. 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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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두산 김택연이 6일 LG전 세이브를 수확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타율 0.325의 무서운 신인도 적수로 꼽히지 않는다. 신인상 트로피에 '김택여'까지 새겨놨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이미 신인의 이미지를 떨쳐낸지 오래다. 5아웃 세이브 상황을 맡겨도 전혀 불안감을 안겨주지 않는 투수가 됐다.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팀이 7-6으로 앞선 8회초 1사 2루에서 구원 등판해 1⅔이닝 동안 28구를 던져 피안타 없이 1볼넷, 2탈삼진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8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와 함께 최근 6경기에서 5세이브를 챙겼다. 지난 6월 중순 본격적인 마무리로 변신했음에도 무서운 기세로 벌써 13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ERA)도 2.01까지 낮췄다.

다승 공동 2위 에이스 곽빈이 등판했지만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타선이 일찌감치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7-2까지 앞서갔지만 불펜이 흔들리며 결국 7-6, 1점 차까지 쫓겼다.

설상가상 8회초 홍건희가 홍창기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고 희생번트로 득점권 상황에 주자를 올려보내자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김택연이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김택연이 LG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팀의 마무리 투수라고는 하지만 신인 선수이고 동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5아웃을 맡긴다는 것 자체가 다소 가혹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김택연만큼 믿을 만한 투수를 찾기 힘들었고 결국 김택연이 커다란 중압감 속 등판했다.

5아웃 세이브 경험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달 3일 롯데전 팀이 9-7로 2점 앞선 상황에서 1사 2루에 등판해 안타를 맞고 선행 주자를 불러들였지만 이닝을 마친 뒤 타선의 4득점 지원 속에 무난히 세이브를 수확했고 지난 1일 KIA전 팀이 1-0으로 앞선 1사 1,2루에서 등판해 탈삼진 2개로 위기를 넘긴 뒤 9회에도 리드를 지켜내며 2번의 세이브를 따낸 경험이 있었다.

다행스러운 건 1일 KIA전 이후 등판이 없었다는 점. 그만큼 체력적인 문제가 없었고 더 힘차게 공을 뿌릴 수 있었다. 오스틴과 힘 싸움에서 압도하며 1루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한 김택연은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오지환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9회에는 대타 함창건을 강력한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박동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날 멀티히트를 날린 박해민에겐 바깥쪽 꽉찬 패스트볼을 뿌려 루킹 삼진으로 얼어붙게 만들며 경기를 끝냈다.

김택연이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날 던진 28구 중 속구가 무려 24구, 85.7%에 달했다. 최고 시속은 153㎞, 평균은 151㎞일 정도로 위력이 뛰어났다.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섰을 함창건을 상대로는 슬라이더를 섞으며 카운트를 잡았고 결국 강력한 속구로 삼진을 빼앗아냈다. 박해민에게도 슬라이더와 포크볼로 타이밍을 빼앗은 뒤 이후 강력한 패스트볼을 뿌리며 결국 루킹 삼진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반 추가점이 나오지 않아 쫓기는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선수들이 하나 돼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특히 김택연이 8회 1사 후 5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져주며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연속 5아웃 세이브를 챙긴 김택연은 등판 직후 볼넷을 내준 뒤 코칭스태프와 마운드에 나눈 얘기에 대해 "(양)의지 선배님과 코치님께서 포심이 최고니까 승부하라고 말해 주셨다. 저는 변화구를 섞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여쭤봤는데 직구가 너무 좋다고, 높낮이와 좌우 조절만 잘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셔서 그 말만 믿고 던졌다"며 "단타 하나라도 맞으면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가 던질 수 있는 가장 강한 공을 많이 던졌다 .그게 잘 통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무더위 속에서도 힘든 순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팬들 덕에 힘을 낸다. "정말 힘들었다. 두 번째 이닝 때도 마운드에서 힘들었는데 팬분들이 정말 많이 응원을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아웃카운트가 2개, 2개에서 하나 남았을 때 점점 끝이 보여서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김택연(가운데)가 팀 승리를 지켜낸 뒤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앞서 이승엽 감독은 "19세가 아니고 39세 같다"고 신인답지 않게 침착하고 담대한 태도를 칭찬했는데 베테랑이라도 부담스러울 만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팀 승리를 지켜냈다. "마무리도 처음이고 5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게 쉬운 건 아니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도 있는데 그래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한 번 해보니까 두 번째엔 더 마음이 편했다"고 털어놨다.

신인상 0순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성적은 물론이고 오승환(삼성)을 떠올리게 하는 임팩트 측면에서도 따라올 자가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김택연은 "시즌 전에는 당연히 신인왕에 대한 목표를 세웠는데 지금은 그런 목표보다는 안 다치고 한 시즌을 완주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런 건 나중 문제이기 때문에 제 몸 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담담히 밝혔다.

데뷔 시즌 43번째 경기에서 19세 1개월 20일 만에 10번째 세이브를 챙겨 역대 최연소 10세이브 기록의 주인공이 된 그는 이젠 또 다른 목표를 바라본다. 바로 20세이브다. 역대 고졸 루키의 최다 세이브 기록은 2006년 나승현(롯데)의 16세이브다. 더불어 대졸 신인이었던 오승환(삼성)도 2005년 16세이브를 기록했다. 고졸 최초이자 '전설' 오승환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김택연 또한 "마무리를 처음 맡을 때는 두 자릿수 세이브를 하는 게 목표였기에 일단 1차 목표는 이뤘다. 다음 목표는 그렇게(20세이브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못하더라도 시즌 끝까지 완주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팀이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를 더 기대하고 꿈꾼다. 그 순간이 더
기대되고 좋다. 나중에 달성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승리 후 김택연(오른쪽)이 포수 양의지와 하이파이블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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