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에 “용산에 일제 밀정 그림자 있나”
이종찬 광복회장이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 출신인 김형석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임명된 것과 관련해 “인사가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종찬 회장은 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떤 체계가 있어서 밀정과 같은 움직임이 있어서 일본을 더 미화하는 장난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전 군국주의 일본과 전후 평화헌법을 지키는 민주주의 일본을 혼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도, “과거는 과거대로 우리가 직시하고 전전 일본을 그대로 직시하고 전후 일본을 우리는 미래로 향해서 가자 이런 건데, 아마 지금 (윤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들이 이것을 이렇게 혼동시켜가면서 뭔가 장난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용산 일제 밀정’ 발언을 부연했다. 독립기념관법상 독립기념관장은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복수로 추천한 후보자들 중에서 국가보훈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윤석열 대통령한테 지금 대통령 주변에 밀정 같은 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했느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국가 원수에게 어떤 근거도 없이, 지금은 그렇게 함부로 얘기할 수가 없다. 제 느낌은 이건 어떤 체계가 있어서 밀정과 같은 움직임이 있어서 일본을 더 미화하고 장난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철우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부친인데, 이철우 교수와 윤석열 대통령은 초등학교·대학교 동기 동창이다. 이 회장 부부는 아들 친구인 윤 대통령을 초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오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전전 일본과 전후 일본을 혼동시키지 말자. 전전 일본은 우리에게 피해를 준 일본이지만 전후 일본은 우리와 더불어 같이 가야 하는 일본이다. 이것을 극명하게 다시 한 번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된 김형석 이사장이 면접 과정에서 ‘1948년 이전에 우리 국민은 없고 일본 국민만 있었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사람이 독립기념관을 침범해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기념관을 변질시켜 1948년도 건국기념관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신판 친일족이다. 독립기념관장으로 그런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오면 일제 강점하의 독립운동을 어떻게 기념할 수 있는 거냐”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김 이사장 등) 뉴라이트는 1948년도에 나라를 세웠고 건국을 했고 그 이전에는 나라가 없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독립운동 하셨던 분들은 나라는 있었다. 다만 주권을 행사하려는데 일본이 강점을 했기 때문에 주권 행사를 못했을 뿐, 주권을 행사를 하도록 만드는 게 독립이란 게 독립운동가 전체의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뉴라이트들은 나라가 없었다. 48년도에 나라를 겨우 세웠다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948년 건국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일제) 강점을 합법화시키려는 신판 친일족”이라고 말했다. 뉴라이트를 “현대판 밀정”이라고도 비판했다.
이 회장은 독립기념관장 임명과 관련해 “2월 독립기념관 이사 선임부터 계획된 것 같다. 그때 위원 전원이 반대했는데 국가보훈부 장관이 이사 선임을 강행해 버렸다”며 “독립기념관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공공위원회를 만들어 인사를 한다는 인사 관례를 자의적인 것으로 다 깨버리면 제도가 무력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기념관 관장 (임명이) 잘못돼서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인) 제가 서명을 거부했지만,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 공공기관장 인사 제도를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싸워야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 사도광산 문제와 관련해 이 회장은 “사도광산으로 피해받은 젊은이들이 많고 특히 조선 청년들이 많이 희생된 것을 영원히 세계와 더불어 기록하기 위해 유네스코 재산으로 등록한다고 하면 좋은 일이다. 그런데 그걸 감추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고 납득 못 한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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