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30대 환경미화원, 새벽시간 음주측정 도주차량에 숨져

7일 새벽 0시 53분쯤 사고가 발생한 쓰레기 수거차량과 승용차가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이 사고로 수거차량 뒤에서 작업 중이던 30대 환경미화원이 숨졌다. 천안동남소방서 제공

30대 환경미화원이 경찰의 단속을 피해 도주하던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천안동남경찰서는 7일 도로교통법(음주측정거부) 위반 등의 혐의로 A씨(20대)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천안시 등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새벽 0시 53분쯤 천안시 동남구 오룡동 버들육거리에서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교차로에서 정차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하고 도망쳤다.

약 1㎞ 가량을 도주하던 A씨는 작업 중이던 쓰레기 수거 차량을 들이 받았고 차량 후미에서 일하던 환경미화원 B(36)씨가 차량 사이에 끼었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사고 뒤 또다시 도주하던 A씨는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B씨는 입사 7개월차로 평소 근무에 성실하고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으로 최근 신혼집까지 장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회복되는 대로 음주 측정 거부와 도주치사 등 혐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