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전기차'에 캐즘 길어질라…현대차, 화재 예방 기술 개발 총력
시동 꺼져도 배터리 상태 모니터링…화재 지연 기술도 도입
30만km 가혹 조건 테스트 수행…화재 피해 최소화 설계 적용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화재 예방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개발 단계에서부터 화재 예방 기술을 녹이기 위해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배터리 상태를 체크하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시스템, 열과 화재 전이를 최소화하는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최악의 사태를 방지하고 예방하겠다는 설명이다.
7일 자동차업계와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QE 전기차의 화재로 발생한 피해금액은 최소 100억원으로 추산된다.
화재로 인해 확인된 피해 차량은 모두 140여대이며 이 가운데 전소된 차량만 72대인데, 전손차량의 평균 보상금액인 2000만원임을 감안하면 전손 차량에 대한 보상금액만 약 14억원이 된다. 여기에 아파트 5개 동 480여 가구에 대한 전기공급시설이 파손됐고 1500여 가구의 단수, 313명의 이재민에 대한 보상 등이 더해지면 피해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소방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기차 화재 발생건수는 총 121건으로, 매년 2배 가량 꾸준히 증가해왔다. 2020년 11건에 불과하던 전기차 화재는 2021년 24건, 2022년 44건, 지난해 6월까지는 상반기에만 42건으로 전년 전체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화재가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34만 700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화재 발생 비율은 0.01%로 내연기관 차량의 0.02%(등록대수 2369만 8000대 대비 화재발생 3680건)에 비하면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문제는 전기차는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으로 인해 한 번 불이 붙으면 쉽게 꺼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열폭주는 배터리의 셀 단위에서 내외부의 열적 요인, 화학적·물리적 충격으로 인해 온도가 상승해 화재로 이어지는 현상으로, 특히 양극의 금속산화물로 인해 산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소화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전기차 기술을 선도하는 현대자동차그룹도 전기차의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고,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배터리의 열폭주를 사전에 감지하기 위해 BMS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BMS는 배터리를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류와 전압 온도 등을 센서로 측정하고 미리 파악해 배터리가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차그룹의 BMS는 총 3세대로 나눠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인데, 1세대는 실시간으로 배터리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초기 전기차에 적용되는 기술이며, 2세대는 이상 징후를 감지했을 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델링'하고 기존 데이터와 비교해 문제를 진단해 사전에 문제를 차단하거나 경고하는 기술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인 E-GMP에는 1, 2세대 기술이 탑재됐으며, 기능이 추가될때마다 업데이트 중이다.
3세대 기술은 AI와 연동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관리하는 모델이다. 향후 점검할 내용의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경우 차량에 탑재된 시스템으로는 모두 계산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에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데이터를 전달하고, 서버에서 차량을 제어하고 감지해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BMS 기술은 차량의 시동이 꺼졌을 때도 실시간으로 배터리의 상태를 체크하고 감시하도록 설계된다"면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열과 화재 전이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배터리의 열폭주를 물리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 내부 고온의 연소가스가 지속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화재 발생이 우려될 때 가스 배출을 통해 착화·폭발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내화제 적용을 통해 고온 전도성 분말에 의한 절연 파괴, 단락, 아크 화재 사전 방지, 셀과 셀 사이·모듈과 모듈 사이 열전이 연쇄 반응억제하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위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서울대학교에 '배터리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전용 연구 공간을 구축했으며, 경기도 의왕시에도 차세대 배터리 가속화를 위한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완공되면 차세대 배터리 소재, 셀 설계, 전 공정 및 생산기술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 배터리셀 품질을 끌어올리는 사업도 함께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시스템 어셈블리 상태에서 다양한 가혹조건을 부과한 엄격한 테스트를 거친 뒤 이뤄진 설계가 적용됐다.
현대차 관계는 "배터리 시스템 어셈블리를 착용한 상태에서 30만km 주행 내부테스트를 하며 진동 충격 등 가혹 조건을 시험한다"면서 "일반적으로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셀 손상이 가장 많은데, 이를 대응하기 위해 안전하고 강건한 설계를 통해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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